화천에서 여행작가 '양소희'를 만나다
-“여행은 장소를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그곳의 기억을 만나는 일”-
5월 22일 화천에서 우연히 양소희 여행작가를 만났다. 식사를 함께하고 차를 마시며 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미 화천과 깊은 인연을 가진 작가였다. 『화천에서 놀자』를 집필하며 1년 넘게 화천 곳곳을 직접 걸었고, 비수구미와 동구래마을, 감성마을, 평화의 댐, 산소길, 산천어축제 등 화천의 자연과 사람, 역사와 정서를 기록해왔다.
양소희 작가는 『ENJOY 타이완』, 『타이완 홀릭』, 『타이베이에 반하다』 등을 펴낸 여행작가이자 여행 콘텐츠 기획자다. 특히 타이완 전문 여행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외 여행 강연과 방송, 지역 문화 콘텐츠 개발에도 꾸준히 참여해왔다.
그러나 직접 만나본 그는 단순한 여행 정보 전달자가 아니었다. 그의 여행은 맛집과 숙소, 명소를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장소가 지나온 시간과 그곳에 남은 기억,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타이완을 이야기할 때는 독립운동가 조명하를 말하고, 베트남 하노이를 이야기할 때는 식민지 역사와 전쟁의 상처를 함께 이야기한다. 화천 역시 그에게는 단순 관광지가 아니었다.
양 작가는 화천을 두고 “6·25전쟁과 분단, 그리고 오늘의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천의 아름다운 산천만을 보지 않았다. 그 안에 담긴 아픔과 역사, 분단의 기억을 보았다. “맛있는 것을 먹고 쉬는 것은 어디서나 할 수 있다. 하지만 화천에는 진한 마음 아픈 스토리가 있다”는 그의 말은, 그가 여행을 바라보는 태도를 잘 보여준다.
그가 처음부터 여행작가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원래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고, 이후 언니의 권유로 대치동 학원에서 국어강사로 일했다. 당시 그는 입시에 지친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수업을 해주기 위해 개그 프로그램을 연구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수업은 인기가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된 시기였다.
그러나 가까운 친구의 죽음이 그의 삶을 바꾸었다. 아름답고 교양 있던 친구가 암 진단을 받고, 가족 간 갈등과 스트레스 속에서 짧은 시간 안에 세상을 떠나는 과정을 보며 그는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성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가. 삶은 언제든 멈출 수 있다는 사실 앞에서 그는 하던 일을 정리하고 대만으로 떠났다.
흥미롭게도 그는 대만에 갈 때부터 완성된 여행작가가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이 왜 대만에 왔느냐고 묻자 그는 “책을 쓰려고 왔다. 여행작가를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처음엔 스스로도 거짓말 같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말은 결국 현실이 되었다. 사람들이 책 출간을 기다리고, 대만 관련 기관에서도 출판기념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나서면서 그는 실제로 책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나온 책이 그의 여행작가 인생을 열었다.
그의 삶은 어쩌면 “말한 대로 살아낸” 과정이었다. 아직 작가가 아니었지만 작가라고 말했고, 결국 작가가 되었다. 이후 강연장에는 수백 명의 청중이 모였다. 원래 국어교사이자 학원강사였던 그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능했다. 역사 이야기와 여행 이야기, 자기 삶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엮어냈다.
이날 양 작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러시아·몽골 여행, 바이칼호 이야기 등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의 여행은 단순 관광보다 국경과 역사, 인간의 이동과 문명을 체험하는 방식에 가까워 보였다. 화천을 분단과 평화의 기억이 공존하는 장소로 바라보는 시선 역시 이런 여행 경험들과 무관하지 않아 보였다.
이후 그는 해외를 다니며 한국에 대해 질문받는 일이 많아졌고, 자신이 한국을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학을 공부했다. 여행작가이지만 그의 관심은 단순히 “어디를 다녀왔는가”가 아니었다. 한국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지역을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장소의 기억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가까웠다.
직접 만나본 양소희 작가는 여행지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장소의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사람이었다. 그는 화려한 관광지보다 오래된 길과 작은 마을, 사람들의 표정, 그 지역이 품은 기억에 더 오래 머무는 작가였다. 그래서 그의 여행기는 가이드북이면서도 지역 에세이 같고, 여행 안내서이면서도 역사 이야기처럼 읽힌다.
화천에서 그를 만난 일은 우연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양소희 작가다운 만남이었다. 화천이라는 장소, 식사와 차,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 그리고 삶의 방향을 바꾼 이야기. 그 자체가 이미 한 편의 여행기 같았다.
# 양소희 작가는 누구인가
-지역과 기억을 기록하는 여행작가-
양소희 작가는 한국의 여행작가이자 여행 콘텐츠 기획자다. 특히 타이완(대만)과 강원 화천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단순 관광정보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사람, 장소의 기억을 기록해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대표 저서로는 『ENJOY 타이완』, 『타이완 홀릭』, 『타이베이에 반하다』, 『화천에서 놀자』, 『부산에 반하다』, 『담양여행』, 『인천섬여행』 등이 있다. 특히 대만 관련 저작 활동이 많아 국내에서는 “타이완 전문 여행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양 작가는 원래 국어교사와 대치동 입시학원 강사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수업을 하기 위해 개그 프로그램을 연구할 정도로 독특한 강의 스타일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가까운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삶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게 되었고, 학원 일을 정리한 뒤 대만으로 떠났다. 이 시기가 그의 인생 전환점이 되었다.
대만 체류 당시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여행작가를 해보려 한다”고 말했지만, 당시에는 아직 실제 책도 없던 상태였다. 그러나 이후 『타이완 홀릭』 등을 집필하며 본격적인 여행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대만 관련 강연과 문화행사, 관광청 초청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양소희 작가의 여행 글은 일반적인 여행 가이드북과는 결이 다르다. 맛집과 쇼핑, 관광명소 소개를 넘어 장소가 지나온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함께 담아내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타이완 관련 글에서는 독립운동가 조명하 의거와 일제강점기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으며, 베트남 하노이 여행기에서는 식민지 역사와 전쟁의 상처, 민족 정체성 문제 등을 함께 서술한다. 여행지를 단순히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역사가 축적된 장소로 바라보는 시선이 강하다.
그의 이러한 시선은 화천과의 인연에서도 드러난다. 양 작가는 1년 넘게 화천 곳곳을 직접 다니며 『화천에서 놀자』를 집필했다. 책에는 비수구미, 동구래마을, 감성마을, 평화의 댐, 산소길, 산천어축제 등 화천의 자연과 사람,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다.
특히 그는 화천을 “6·25전쟁과 분단, 그리고 오늘의 한국 사회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고 표현한다.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관광지가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기억과 평화의 의미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양 작가는 여행작가 활동 외에도 강연, 방송, 여행 콘텐츠 개발, 지역 문화 프로젝트 등에 활발히 참여해왔다. 대학원에서는 한국학을 공부하며 “외국에서 한국을 제대로 설명하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는 단순 여행작가라기보다, 한국과 지역문화를 세계에 설명하는 문화 스토리텔러에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
또 그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러시아·몽골·바이칼호 여행 경험 등을 이야기하며 국경과 문명, 인간 이동의 역사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런 경험들은 화천을 분단과 평화의 기억이 공존하는 장소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도 연결된다.
여행지의 화려함보다 오래된 골목과 작은 마을, 지역 주민의 삶에 더 오래 시선을 두는 작가. 양소희 작가는 지금도 여행을 통해 사람과 장소의 기억을 기록하고 있다.
# 양소희 작품세계 탐구
-여행을 넘어 장소의 기억을 기록하다-
양소희 작가의 여행책은 단순한 가이드북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그의 책에는 맛집과 관광코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를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과 역사, 그리고 지역의 정서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한 여행작가의 삶뿐 아니라, 한국 사회와 아시아 지역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시선까지 읽을 수 있다.
『타이완 홀릭』
양소희 작가를 여행작가의 길로 이끈 대표적인 출발점이 된 책이다.
대만으로 건너간 그는 처음부터 전문 여행작가였던 것이 아니다.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삶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 모든 일을 정리한 뒤 대만으로 향했다. 『타이완 홀릭』은 그래서 단순 관광안내서라기보다, 새로운 삶을 발견해가는 기록에 가깝다.
이 책을 통해 그는 본격적으로 여행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타이완 전문 여행작가”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다.
『ENJOY 타이완』
『ENJOY 타이완』은 양소희 작가를 대표하는 대만 여행서 가운데 하나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부터 작은 섬과 지방 도시까지 폭넓게 소개하며 관광지와 음식, 숙소, 교통정보 등 실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양 작가는 대만을 설명할 때 일본 식민지 역사와 독립운동, 오래된 거리 문화와 사람들의 삶까지 함께 이야기한다.
특히 독립운동가 조명하 의거를 깊이 있게 다루는 부분은 일반 여행서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특징이다.
『타이베이에 반하다』
이 책은 도시의 감정을 읽는 여행서에 가깝다. 양 작가는 화려한 랜드마크보다 골목과 시장, 오래된 거리와 현지인의 일상에 더 오래 시선을 둔다. 타이베이를 관광도시로 소비하기보다, 도시가 가진 분위기와 감성을 천천히 읽어내는 방식이다.
『화천에서 놀자』
양소희 작가와 화천의 깊은 인연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그는 1년 넘게 화천 곳곳을 직접 다니며 비수구미와 동구래마을, 감성마을, 평화의 댐, 산소길, 파로호, 용화산, 산천어축제 등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화천을 단순 산골 관광지가 아니라:
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라본다.
“맛있는 걸 먹고 쉬는 것은 어디서나 할 수 있지만, 화천에는 진한 마음 아픈 스토리가 있다”는 그의 말은 『화천에서 놀자』의 핵심이기도 하다.
『부산에 반하다』
부산을 다룬 이 책에서도 양소희 작가 특유의 시선이 드러난다. 그는 부산을 단순 관광도시가 아니라 항구도시의 역사와 사람 냄새 나는 골목, 피란의 기억이 살아 있는 공간으로 바라본다.
『담양여행』
담양을 다룬 책에서는 양소희 작가 특유의 느린 여행 감각이 드러난다. 빠르게 소비되는 관광보다 대숲과 오래된 길, 작은 마을과 조용한 풍경을 오래 바라보는 시선이 특징이다.
『인천섬여행』
양소희 작가 작품에는 반복적으로 “주변부의 공간”이 등장한다. 작은 섬과 접경지역, 오래된 거리와 지방 도시들이다. 『인천섬여행』 역시 단순 관광보다 섬사람들의 삶과 바다의 시간, 지역의 기억에 더 주목한다.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양소희 작가 작품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첫째, 여행은 공부라는 점이다. 그는 장소를 설명할 때 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이야기한다.
둘째, 여행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거대한 랜드마크보다 골목과 시장, 사람들의 삶에 더 오래 머문다.
셋째, 여행은 기억을 복원하는 일이다. 조명하 의거와 전쟁의 상흔, 분단의 기억처럼 잊혀가는 시간을 다시 불러온다.
넷째, 여행은 감동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 소비형 관광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러시아·몽골·바이칼호를 오간 그의 유라시아 여행 경험은 작품세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경과 이동, 역사와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화천과 타이완, 베트남을 기록하는 방식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양소희 작가는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지역의 기억을 기록하고, 장소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의 삶을 연결하는 “지역의 이야기꾼”에 가깝다. 그래서 그의 책은 여행서이면서도 지역 에세이이고, 동시에 한국과 아시아의 기억을 기록하는 문화 기록물처럼 읽힌다.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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