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품었던 제2하나원, 이번엔 화천군민 건강 품었다
-쿠팡 ‘온동네 케어 로켓진료소’ 운영…화천군민 550여 명 등 600여 명 참여
-의료진 40여 명, 의과·치과·한의과 진료부터 치매·우울·성장발달 검사까지
-10월 군민 개방 앞둔 제2하나원, 지역사회와 새 동행 알리는 첫걸음
북한이탈주민의 새로운 출발을 도왔던 화천 제2하나원이 이번에는 화천군민의 건강을 품었다.
평소 병원 문턱을 넘기 쉽지 않았던 고령 주민들은 한자리에서 골밀도와 혈액검사를 받고 의사와 마주 앉았다. 어린이들은 의료진과 눈을 맞추며 성장발달 상태를 살폈다. 의과·치과·한의과 진료실이 차려진 체육관은 이날 하루, 주민 곁으로 직접 찾아온 종합진료소가 됐다.
‘찾아가는 건강검진 쿠팡 온동네 케어 로켓진료소’가 지난 1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화천군 간동면 제2하나원 체육관에서 운영됐다.
쿠팡이 주최·주관하고 통일부와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대한중앙의료봉사회가 함께한 이날 행사에는 어린이와 청소년, 고령자 등 화천군민 550여 명과 북한이탈주민 50여 명 등 모두 600여 명이 참여했다.
대한중앙의료봉사회 소속 의사와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 의료진 40여 명은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현장에서는 혈압과 혈당 등 기본적인 건강상태 확인을 시작으로 혈액검사와 골밀도 초음파 검사, 정형외과 진료, 도수·물리치료가 진행됐다.
치과에서는 구강검사와 틀니 교정, 시린 이와 잇몸 치료가 이뤄졌으며, 한의과에서는 관절과 인대, 신경계 질환에 대한 상담과 침·약침 치료가 제공됐다.
노년층을 위한 치매 선별검사와 우울척도검사도 마련됐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성장발달과 비만도, 체성분 검사를 받으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검진 항목별로 설치된 진료 공간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의료진은 고령 주민의 눈높이에 맞춰 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생활 속 건강관리 방법을 안내했다.
아이가 긴장하지 않도록 몸을 낮춰 눈을 맞춘 의료진, 손을 내민 어르신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듣는 의료진의 모습도 행사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여러 진료과목을 한 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도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교통과 거리 등의 문제로 여러 의료기관을 차례로 방문하기 어려웠던 주민들에게는 시간과 이동 부담을 덜면서 자신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기회가 됐다.
쿠팡은 검진을 마친 주민들에게 기념사진 촬영과 인화 서비스를 제공해 작은 추억도 선물했다.
이번 행사는 장소가 지닌 의미에서도 주목된다.
2012년 간동면에 문을 연 제2하나원은 북한이탈주민의 사회 적응과 정착교육을 담당해 온 시설이다. 오는 10월부터는 화천군민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 개방이 추진되고 있다. 통일부는 이곳을 북한이탈주민 교육시설로도 계속 활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지역사회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던 국가시설이 주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공간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는 점에서, 이날 행사는 제2하나원과 화천군민의 새로운 관계를 알리는 의미 있는 출발이 됐다.
행사에는 김남중 통일부 차관, 김영일 제2하나원 화천분소장, 김세훈 화천군수, 조웅희 화천군의회 의장, 박대현 강원특별자치도의원, 조재형 화천경찰서장, 박성관 화천교육지원청 교육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개회식과 오픈 퍼포먼스에 참여한 뒤 진료 공간을 차례로 둘러보며 주민들의 이용 상황을 살피고 의료진과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조웅희 의장은 “지역과 거주 여건에 관계없이 군민 누구나 필요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보건·의료 서비스가 지역 곳곳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세훈 군수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제2하나원이 화천군민과 더욱 가까이 소통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화천군도 제2하나원과 협력을 강화해 군민 건강 증진과 의료복지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영철 쿠팡 사회공헌실 전무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찾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쿠팡 온동네 케어’의 취지”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는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제2하나원에서 주민들이 받은 것은 몇 가지 검사와 치료만이 아니었다. 먼 의료기관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누군가 자신의 건강을 세심하게 살펴준다는 안도감이었다.
북한이탈주민을 품었던 공간이 군민에게 문을 열고, 의료진이 주민 곁으로 찾아온 하루. 제2하나원은 그렇게 지역사회와의 새로운 동행을 시작했다.
<김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