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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찾는 화천의 미래⑤·끝] “참 할 게 많네요”…로바니에미에서 그린 ‘화천의 다음 장면’

김세훈 군수, 3일 일정 마무리하며 “화천에 접목할 과제 많아”

기사입력 2026-09-1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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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찾는 화천의 미래⑤·끝]

“참 할 게 많네요”…로바니에미에서 그린 ‘화천의 다음 장면’

 

-세계 겨울도시 상징 종 모아 세계평화의 종공원 새단장 구상

-산천어축제장에 이글루·핀란드식 사우나·‘산천어 온도계탑’ 아이디어

-화천읍 곳곳 겨울도시 경관…붕어섬 숲체험장·북한강 강수영장도 검토

-김세훈 군수, 3일 일정 마무리하며 “화천에 접목할 과제 많아”



 

“참 할 게 많네요.”


핀란드 로바니에미에서 열린 세계겨울도시 시장회의와 현장 일정을 모두 마친 김세훈 화천군수가 마지막 기록에 남긴 짧은 소감이다.


목재 놀이시설과 수상사우나, 강수영장, 산타마을, 관광마케팅, 평화의 종까지.


처음에는 서로 다른 시설과 정책처럼 보였지만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하나씩 화천의 공간에 대입해보니 그림은 달라졌다.


산타우체국 주변에는 산타공원을, 산천어축제장에는 이글루와 핀란드식 사우나를, 붕어섬에는 숲체험장과 어린이 놀이시설을, 북한강에는 강수영장을….


핀란드에서 ‘무엇을 봤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화천에서 무엇을 해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바뀌고 있었다.



■ “각 도시의 종을 화천으로”…평화의 종 구상도 확장


김 군수는 지난 10일 로바니에미 세계겨울도시 시장회의 3일차 오전 회의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회의에서 다시 꺼낸 화두는 ‘평화’였다.


앞서 안띠 마따 로바니에미시 부시장에게 ‘DMZ에서 북극권까지, 평화의 울림’을 주제로 평화협력을 제안했던 김 군수는 로바니에미시를 상징하는 평화의 종을 화천에 기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구상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김 군수는 세계겨울도시 회원도시들에게도 각 도시를 상징하는 소형 종을 화천 세계평화의 종공원에 보내줄 것을 제안했다.


각 도시의 종이 실제 화천으로 모이게 된다면 실무협의를 거쳐 세계평화의 종공원을 새롭게 정비하고, 이를 국제적인 평화교류의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매년 세계 겨울도시들이 평화를 염원하며 함께 종을 울리는 타종행사로 발전시키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김 군수는 “각 도시의 종들이 도착하면 세계평화의 종공원을 새단장하고, 해마다 함께 타종행사를 한다면 세계적인 이슈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아직 회원도시들의 종 기증이나 타종행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 화천과 로바니에미의 양자 간 평화교류 구상을 넘어 세계 겨울도시들이 화천의 세계평화의 종공원을 매개로 연결되는 국제 평화 네트워크로 확대하겠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평화의 종공원에 ‘세계 겨울도시의 종’이 모인다면


화천은 한국전쟁의 격전지였다.


로바니에미 역시 1944년 라플란드 전쟁 당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다.


전쟁의 상흔을 가진 두 도시의 만남에서 시작된 평화의 종 구상이 이제 세계 겨울도시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세계 각 도시를 상징하는 종들이 화천에 하나둘 모이고, 매년 같은 날 평화를 기원하는 종소리가 울린다면 세계평화의 종공원에도 새로운 이야기가 생긴다.


단순히 종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세계의 겨울도시들이 함께 평화를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일정에서 제안한 세계 평화의 날인 9월21일이나 노벨평화상 시상일인 12월10일 공동 타종 구상과도 연결할 수 있다.


관건은 앞으로의 실무협의다.


기증 의사를 밝히는 도시가 얼마나 될지, 종의 형태와 전시방법, 공동 타종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국제적인 평화 콘텐츠로 만드는 작업은 이제부터다.



■ 산타마을에서 돌아본 ‘화천 산타우체국’


평화의 종이 국제교류 분야의 숙제라면, 관광 분야에서는 화천의 구체적인 공간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김 군수가 로바니에미 방문을 마무리하며 가장 먼저 정리한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가 산타우체국 주변 산타공원 조성이다.


로바니에미는 ‘산타클로스의 공식 고향’이라는 강력한 이야기를 도시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켰다.


산타클로스 마을에서는 산타를 만나는 것만으로 관광이 끝나지 않는다.


북극권이라는 지리적 상징과 기념촬영, 상점과 기념품, 각종 체험이 서로 연결된다.


김 군수는 이를 화천에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기존 산타우체국 주변 공간을 활용해 산타를 주제로 한 공원을 조성하는 아이디어를 검토 대상으로 꼽았다.


산천어축제와 함께 겨울철 가족 관광객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산천어축제장에 ‘핀란드식 겨울 경험’ 더한다


가장 많은 아이디어가 나온 곳은 화천산천어축제장이다.


김 군수가 로바니에미에서 보고 화천에 접목해보고 싶은 대상으로 꼽은 것은 이글루형 체험시설과 핀란드식 사우나, 산천어를 상징하는 온도계탑, 국내외 도시의 방향과 거리를 표시하는 구조물, 산타마을 관련 기념품 판매점 등이다.


단순히 새로운 조형물을 늘리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산천어축제장에서 관광객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다.


특히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서 볼 수 있었던 상징적인 온도계 구조물은 화천에서 ‘산천어 온도계탑’으로 재해석하는 방안을 떠올렸다.


세계 주요 도시와 국내 도시의 방향·거리를 표시하는 구조물 역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기억을 남기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글루와 핀란드식 사우나는 화천의 겨울과 접목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다만 이들 아이디어는 아직 검토 단계다.


실제 사업으로 추진하려면 축제장 공간과 동선, 안전성, 사업비, 운영방식과 계절별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 축제장을 넘어 화천읍 전체를 ‘겨울도시’로


김 군수의 구상은 산천어축제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화천읍 시가지 곳곳에서도 관광객들이 ‘겨울도시 화천’을 느낄 수 있도록 상징적인 겨울 경관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구헌병대 앞 인공폭포를 활용한 빙벽과 물레방아공원의 겨울 상징물, 하리 장터 주변 겨울 경관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산천어축제 기간 관광객의 동선을 축제장 밖 시가지로 넓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축제장 안에서만 겨울도시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화천읍 곳곳에 겨울을 상징하는 공간을 만들어 도시 전체를 하나의 겨울 관광공간으로 연결하겠다는 발상이다.


관광객의 동선이 시가지로 확장되면 주변 상권과의 연계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산천어축제라는 하나의 강력한 콘텐츠를 ‘축제장’에 가두지 않고 화천읍 전체의 겨울 브랜드로 확장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 핀란드에서 본 숲과 목재…화천에서는 ‘붕어섬’으로


핀란드에서 살펴본 산림과 목재 활용은 붕어섬으로 연결됐다.


김 군수와 조웅희 화천군의회 의장 등 방문단은 앞선 일정에서 글로벌 목재 놀이시설 기업 랍셋(LAPPSET)과 필케 과학센터 등을 찾아 목재 놀이시설과 산림자원의 활용방식을 살펴봤다.


방문 마지막 날 김 군수가 정리한 화천 접목 아이디어는 보다 구체적이었다.


붕어섬 일원에 숲체험장과 어린이 놀이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이다.


화천의 기존 산림과 자연환경을 활용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광객이 체험하고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핀란드의 놀이시설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핀란드에서 확인한 목재와 자연의 활용방식을 화천의 숲과 붕어섬이라는 공간에 맞춰 어떻게 재설계할지가 핵심이다.



■ 북한강에는 강수영장…조정·카누 훈련 여건도 개선


로바니에미에서 김 군수가 특히 관심을 보였던 강수영장과 모터보트 선착장은 화천의 북한강과 수상스포츠로 연결됐다.


김 군수는 로바니에미 일정 중 새벽 강변을 걸으며 강수영장과 모터보트 선착장을 살펴본 뒤 화천에 접목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일정을 모두 마친 뒤에는 보다 구체적인 활용방향을 제시했다.


북한강변 일원에 강수영장을 조성하고, 조정·카누 전지훈련단을 지원할 수 있는 모터보트 접안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강수영장은 북한강이라는 기존 자연자원을 새로운 여름철 체험 콘텐츠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모터보트 접안시설은 관광시설과는 성격이 다르다.


화천을 찾는 조정·카누 전지훈련단의 훈련 편의를 높이고 수상스포츠 기반을 보완하는 시설로 검토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물론 강수영장 역시 수질과 유속, 수심, 안전시설, 운영기간과 관리주체 등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핀란드에서 본 시설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북한강의 특성과 화천의 여건에 맞는 방식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 ‘보는 관광’에서 ‘해보는 관광’으로


김 군수가 마지막 날 정리한 아이디어를 하나로 놓고 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대부분 관광객에게 ‘무언가를 직접 해볼 이유’와 ‘조금 더 머물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이글루와 사우나는 체험이다.


산천어 온도계탑과 도시 방향·거리 구조물은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기억을 남길 장소다.


숲체험장과 어린이 놀이시설은 가족 관광객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강수영장은 여름철 수변체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타공원과 기념품 판매공간 역시 볼거리에서 체험과 소비로 관광의 범위를 넓히는 아이디어다.


결국 앞선 일정에서 로바니에미 관광산업을 살피며 강조했던 ‘관광의 질적 성장’과 연결된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화천에서 보내는 시간과 경험을 늘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가 지역경제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 ‘로바니에미 복사판’은 답이 아니다


다만 이번에 정리된 아이디어가 곧바로 사업계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산타공원과 이글루, 핀란드식 사우나, 산천어 온도계탑, 겨울도시 상징물, 숲체험장, 강수영장 등은 모두 김 군수가 현장에서 보고 느낀 뒤 화천에 접목해보고 싶다고 밝힌 구상 단계의 아이디어다.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각각의 타당성과 수요, 예산, 안전성, 운영주체와 유지관리 비용 등을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로바니에미를 그대로 복제하지 않는 것이다.


북극권의 산타마을과 화천산천어축제는 다르다.


핀란드의 강과 북한강도 환경과 이용조건이 다르다.


따라서 벤치마킹의 성과는 핀란드의 시설을 얼마나 많이 가져오느냐가 아니라,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얼마나 ‘화천답게’ 다시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 이제부터는 ‘실행 가능성’을 따질 차례


이번 방문에서 나온 구상은 크게 세 갈래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산천어축제와 산타우체국, 화천읍 시가지를 연결해 ‘겨울도시 화천’의 이미지를 도시 전체로 확장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붕어섬과 북한강 등 기존 자연자원을 숲체험과 놀이, 수영과 수상스포츠로 연결해 사계절 체류 콘텐츠를 확충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세계평화의 종공원을 세계 겨울도시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적인 평화교류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방향은 나왔다.


이제 행정이 해야 할 일은 각각의 아이디어를 검토해 실현 가능성과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는 반면, 안전성과 인허가, 상당한 예산과 운영인력이 필요한 사업도 있다.


한꺼번에 모두 추진하는 것보다 화천의 기존 사업과 연계성이 높고 주민과 관광객에게 실질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해외 벤치마킹이 ‘보고 오는 출장’에서 ‘지역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출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아듀 로바니에미”…하지만 화천의 숙제는 이제부터


3일간의 세계겨울도시 시장회의와 현장 일정을 모두 마친 김 군수는 참가자들에게 세계 겨울도시 간 상호발전을 위해 애쓴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로바니에미를 떠나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아듀 로바니에미.”


그러나 화천으로 가져갈 숙제는 오히려 늘었다.


세계 겨울도시들의 종이 모이는 세계평화의 종공원.


산타우체국 주변의 산타공원.


산천어축제장의 이글루와 핀란드식 사우나, 산천어 온도계탑과 도시 이정표.


화천읍 곳곳의 겨울도시 상징경관.


붕어섬의 숲체험장과 어린이 놀이시설.


조정·카누 전지훈련단을 위한 모터보트 접안시설과 북한강변 강수영장까지.


아직은 하나하나 가능성을 따져봐야 할 아이디어들이다.


무엇을 먼저 할 것인지, 무엇은 화천에 맞지 않는지, 어떤 아이디어를 더 발전시켜야 할지는 이제 화천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핀란드는 정답을 주지 않았다.


대신 화천이 이미 가진 강과 숲, 겨울과 축제, 역사와 공간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그리고 김 군수는 3일간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하나씩 적어 내려간 뒤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참 할 게 많네요.”


그 한마디 속에 이번 로바니에미 방문의 성과와, 화천으로 돌아온 뒤 풀어야 할 숙제가 함께 담겨 있다.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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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신문 (inews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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