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9-20 23:16

  • 오피니언 > 칼럼&사설

[사설] ‘도약하는 화천’의 조건…관행을 깨는 쇄신과 적재적소 인사

인사는 군정 철학을 비추는 거울…군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답해야

기사입력 2026-09-11 13:11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0

[사설] ‘도약하는 화천’의 조건…관행을 깨는 쇄신과 적재적소 인사


-확정된 조직개편을 실제로 움직일 민선 9기 첫 정기인사 임박

-연공서열보다 역량·청렴·현장성…특정부서 편중도 바로잡아야

-인사는 군정 철학을 비추는 거울…군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답해야



 

민선 9기 출범 이후 확정된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제로 작동시킬 첫 정기인사가 임박했다.


조직의 틀을 새로 짠 만큼, 이제 그 안에 적합한 인재를 배치해 군정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인사가 지니는 무게는 예년의 단순한 승진이나 보직 이동과 같을 수 없다.


이번 인사는 신임 군수가 표방해 온 행정철학과 쇄신 의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이자, 남은 민선 9기 군정의 방향과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조직의 외형을 바꾸고 부서의 간판을 새로 달더라도, 그 안을 채우는 사람과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조직개편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조직개편은 행정 내부의 편의를 위해 자리를 다시 나누는 작업이 아니라, 군민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변화여야 한다.


화천군민들이 민선 9기 첫 정기인사를 기대와 우려가 섞인 눈으로 지켜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공서열을 넘어선 ‘역량 중심 인사’

‘도약하는 화천’을 실현하려면 과거의 관행에 머물지 않고 급변하는 시대에 맞는 조직 운영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국내외 선도 기업과 혁신 조직이 공통으로 중시하는 것은 단순한 연차나 직급이 아니라, 주어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성과 실행력이다. 직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중요한 판단을 독점하거나, 직급이 낮고 근무연수가 짧다는 이유로 능력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조직은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물론 공직사회에는 법령과 제도에 따른 직급 체계와 승진 절차가 있다. 이를 무시하자는 뜻이 아니다. 다만 형식적인 서열과 관행적인 순번에만 기대어 사람을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직자의 능력과 전문성, 청렴성, 현장 대응력, 주민을 대하는 태도와 실제 업무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필요한 자리에는 필요한 역량을 갖춘 사람을 배치하고, 직급과 연공서열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인재에게도 능력을 펼칠 기회를 줘야 한다.
 

지방소멸과 인구감소, 지역경제 침체, 복지 수요 증가, 관광환경 변화와 같은 복합적인 위기는 과거의 행정 방식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새로운 정책을 구상하는 능력과 함께 이를 현장에서 끝까지 실행해 성과로 연결할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번 인사는 결국 하나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누가 군민을 위해 제대로 일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그 답을 인사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권력 주변의 인적 장막을 경계해야 한다

후한 말 황제의 눈과 귀를 가리고 권력을 농단했던 환관 무리 ‘십상시(十常侍)’의 고사는 오늘날에도 권력 주변에 형성되는 폐쇄적인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로 읽힌다.
 

새로운 군정이 출범할 때마다 변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권력 주변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 인사권자와의 친분이나 사적 관계를 앞세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다른 사람의 진입을 막으며, 조직 내부의 정보를 왜곡해 전달하는 인적 장막이 형성된다면 군정 쇄신은 시작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법령과 제도를 군민을 돕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권한을 과시하거나 영향력을 넓히는 도구로 사용하는 행정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주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부터 찾기보다 안 되는 이유만 늘어놓고, 절차와 권한을 앞세워 주민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는 공직자의 본분과 거리가 멀다.
 

정책 결정권자의 눈과 귀가 일부 측근이나 폐쇄적인 인맥에 의해 가려지는 순간, 현장의 목소리는 보고 과정에서 걸러지고 민심과 행정의 거리는 멀어진다. 결국 군수가 제시한 청사진도 군민의 삶에 닿지 못한 채 표류하게 된다.
 

인사권자는 자신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보다 현장의 불편한 진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사람을 가까이해야 한다. 사적인 충성 경쟁이나 관계 중심의 줄 세우기가 아니라, 군민에 대한 봉사와 공적 책임, 업무능력을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해야 한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은 생각보다 행정을 세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누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지, 누가 책임을 피하는지, 누가 권력 주변에서 자신의 이해관계만 챙기려 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온정주의와 기계적인 안배에 끌려가 인적 장막을 걷어내지 못한다면 민선 9기 역시 과거의 관성과 기득권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것은 군정 쇄신을 바라는 민심에 대한 외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정부서 편중을 바로잡아야 조직 전체가 움직인다

이번 인사에서 반드시 살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부서 간 장벽과 일부 부서 중심의 인사·평가 구조다.
 

조직에서 일부 부서만 핵심 부서로 인정받고 실적과 승진의 기회가 특정 부서에 편중되면, 다른 부서 구성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구조가 굳어질수록 조직 전체의 활력은 떨어지고 협업보다 부서 이기주의가 앞서게 된다.
 

행정에는 중요하지 않은 부서가 없다.
 

기획과 예산, 인사와 같은 지원 부서도 중요하지만 농업·복지·환경·건설·안전·민원 등 주민의 삶과 맞닿아 있는 현장 부서의 역할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에서 민원을 감당하고 재난과 사고에 대응하며, 취약계층과 농업인의 삶을 지키는 공직자들의 노력도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특정 부서 근무경력이 승진의 필수 경로처럼 굳어지거나 일부 보직에만 인사상 기회가 집중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공정한 조직이라 하기 어렵다. 반대로 격무와 민원이 집중되는 부서에서 성실하게 일한 직원에게 아무런 보상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누가 어려운 일을 자청하겠는가.
 

이번 인사는 부서의 간판보다 실제 업무의 난이도와 책임의 무게, 업무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기피 부서와 격무 부서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한 직원에게 합당한 보상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부서 간 인력교류와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하나의 현안을 여러 부서가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책임 구조도 명확히 해야 한다. 일부 부서에만 책임과 성과가 집중되는 행정이 아니라, 모든 부서가 각자의 책임 아래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조직개편이 부서 수를 늘리고 자리를 재배치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부서 간 칸막이를 낮추고 책임은 분명히 하며, 성과는 공정하게 평가하는 체계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의 안목

옛말에 “천리마가 세상에 없는 것이 아니라,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이 드물다”고 했다.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과 그를 적재적소에 쓸 용기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민선 9기 군정이 성공하려면 인사권자가 백락의 안목으로 조직 안에 숨어 있는 인재를 찾아내야 한다. 말보다 행동으로 성과를 보여온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도 주민의 어려움을 살핀 사람, 불합리한 관행에 소신 있게 문제를 제기한 사람, 동료와 협력하며 책임을 끝까지 완수한 사람이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반면 책임져야 할 때 뒤로 물러서고 성과가 생기면 앞에 나서는 사람, 정책보다 줄서기에 몰두하는 사람, 주민에게 권위적으로 대하면서도 인사권자에게만 충성하는 사람은 엄정하게 가려내야 한다.
 

인사는 단순히 사람을 골라 자리를 주는 일이 아니다. 어떤 태도와 행동을 군정이 가치 있게 평가하는지를 조직 전체에 알리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성실하게 일한 사람이 인정받으면 조직은 성실함의 가치를 배운다. 현장에서 성과를 낸 사람이 발탁되면 공직자들은 현장으로 향한다. 반대로 줄서기와 처세에 능한 사람이 중용되면 조직은 일보다 관계에 매달리게 된다.
 

민선 9기 첫 정기인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첫 정기인사가 지켜야 할 세 가지 원칙

곧 단행될 정기인사는 최소한 다음 세 가지 원칙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첫째, 직급과 연공서열에 매몰되지 않는 역량 중심의 적재적소 인사를 해야 한다.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승진과 보직의 원칙을 지키되, 관행적인 순번과 안배만으로 자리를 나눠서는 안 된다. 전문성과 현장성, 업무 성과, 청렴성과 주민을 대하는 태도를 종합적으로 살펴 필요한 자리에 적합한 인재를 배치해야 한다.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실력 있는 인재에게 과감히 기회를 줘야 한다.
 

둘째,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인사 기회의 편중을 바로잡아야 한다.
 

일부 부서에만 승진과 주요 보직의 기회가 집중되는 구조를 개선하고, 격무 부서와 현장 부서에서 맡은 책임을 다한 공직자도 공정하게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 모든 부서가 공동의 군정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인사의 결과를 군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탄탄한 소득, 든든한 복지, 도약하는 화천’이라는 구호는 조직도나 책상 위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유능하고 헌신적인 공직자가 적재적소에서 일하고, 그 결과가 더 빠른 민원 처리와 적극적인 현장 대응, 주민 소득 향상과 촘촘한 복지로 이어질 때 비로소 군정 비전은 현실이 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이자 군정의 거울이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철학과 안목, 결단력을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다.
 

누구를 승진시키고 어디에 배치하느냐는 공직자 개인의 이해관계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군정이 무엇을 중시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할 것인지를 군민에게 밝히는 선언이다.
 

파격은 단순히 서열을 뛰어넘는 발탁이나 예상 밖의 보직 배치에 있지 않다. 일한 사람이 인정받고, 책임지는 사람이 중용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사람이 신뢰받는 공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파격이다.
 

이번 정기인사는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
 

‘도약하는 화천’을 구호에 머물게 할 것인가, 사람과 조직의 실질적인 변화로 증명할 것인가.
 

그 답은 인사 발표문에 적힌 이름이 아니라, 이후 공직사회가 어떻게 움직이고 군민의 삶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화천신문 (inewspeople.com)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