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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2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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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찾는 화천의 미래④] 핀란드에서 찾은 힌트, 답은 결국 ‘화천’에 있다

“핀란드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화천이 가진 것을 다시 발견해야”

기사입력 2026-09-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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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찾는 화천의 미래④]

핀란드에서 찾은 힌트, 답은 결국 ‘화천’에 있다


-목재·강·숲·겨울을 산업과 관광으로 바꾼 핀란드

-햇빛연금·체류형 관광·평화교류로 확장하는 화천의 미래전략

-“핀란드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화천이 가진 것을 다시 발견해야”



 

핀란드에서 화천으로 가져갈 만한 것은 많았다.


나무로 만든 놀이시설이 있었고, 강에서 즐기는 수영과 보트가 있었다. 물 위에 띄운 사우나가 있었고, 숲과 목재를 산업과 교육·체험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있었다.


산타클로스라는 이야기를 도시 전체의 관광산업으로 만든 로바니에미가 있었고, 밤하늘의 오로라조차 세계 각국 관광객을 움직이는 여행상품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며칠간 핀란드 현장을 따라가다 보면 화천이 정말 가져와야 할 것은 눈에 보이는 시설 자체가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핀란드가 보여준 것은 ‘무엇을 새로 만들 것인가’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가까웠다.


숲은 산업이 됐고 나무는 놀이와 디자인이 됐다.


추위는 관광이 됐고 강과 호수는 체험공간이 됐다.


북극권이라는 지리적 조건은 세계인이 찾아오는 브랜드가 됐고, 산타클로스라는 이야기는 도시 전체를 움직이는 힘이 됐다.


전쟁으로 도시가 폐허가 됐던 역사도 재건과 평화라는 새로운 가치로 이어지고 있었다.


화천군 방문단의 핀란드 일정에서 확인한 것은 결국 하나였다.


지역에 원래 존재하는 자원을 다시 발견하고, 서로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그 성과를 지역과 주민의 삶으로 이어지게 하는 힘.


그것이 핀란드가 화천에 던진 가장 큰 힌트였다.



■ 화천은 이미 한 번 해냈다


사실 이런 방식은 화천에도 낯설지 않다.


화천은 이미 한 번 남들이 약점으로 생각했던 자연조건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자원으로 바꾼 경험이 있다.


바로 화천산천어축제다.


지난 2003년 시작된 산천어축제의 출발점은 ‘추위’였다.


겨울이면 하천이 얼어붙고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접경지역의 자연조건은 오랫동안 지역발전의 불리한 요소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화천은 생각을 바꿨다.


강이 얼어붙는다면 그 얼음 위에서 사람들이 놀게 했고, 겨울의 추위 자체를 관광객들이 화천을 찾는 이유로 만들었다.


산천어축제는 그렇게 ‘약점’을 ‘자산’으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김세훈 화천군수가 제21회 세계겨울도시 시장회의에서 강조한 것도 바로 이 경험이었다.


김 군수는 “지난 2003년 혹한의 땅 화천에서 시작된 산천어축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인 관광모델로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우리는 이제 인구감소라는 또 하나의 위기 앞에서 더 큰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천은 이미 한 차례 증명했다.


지역의 조건은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약점이 될 수도 있고, 도시를 먹여 살리는 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제 그 경험을 관광을 넘어 에너지와 산림, 수변, 평화까지 확장하는 것이 다음 과제다.



■ 핀란드에서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나무’였다


화천군 방문단이 핀란드에서 주목한 대표적인 자원 가운데 하나는 목재였다.


세계적인 목재 놀이시설 기업 랍셋(LAPPSET)의 본사와 생산시설에서 확인한 것은 단순히 예쁜 놀이시설이 아니었다.


숲에서 나온 나무가 디자인을 만나고 놀이와 휴식, 공공공간으로 확장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


필케 과학센터에서도 산림은 단순한 원재료가 아니었다.


산림과 목재가 교육과 체험 콘텐츠로 이어지고 있었다.


화천 역시 풍부한 산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핀란드산 목재시설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화천의 나무를 화천에서 어떻게 더 가치 있게 사용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지역의 산림을 건축재나 원목에 머물게 하지 않고 놀이와 체험, 관광, 교육, 디자인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 숲에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 역시 커질 수 있다.


핀란드에서 찾은 첫 번째 힌트는 결국 ‘나무’가 아니라 나무에 가치를 더하는 방식이었다.



■ 강과 호수도 ‘풍경’에서 ‘경험’으로


핀란드에서 두 번째로 눈에 들어온 것은 물이었다.


김세훈 군수가 로바니에미 새벽 운동길에서 유심히 본 것도 강변이었다.


오토캠핑장과 소공원, 강수영장, 모터보트 선착장 등이 강을 따라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강수영장과 모터보트 선착장은 김 군수가 “꼭 화천군에 접목해보고 싶다”고 할 만큼 관심을 보인 시설이다.


공식 일정에서는 수상보트를 활용한 핀란드식 사우나 시설도 살폈다.


핀란드에서 강과 호수는 단순히 바라보는 자연경관에 머물지 않았다.


수영하고, 보트를 타고, 사우나를 즐기고, 캠핑하고 머무는 공간으로 연결돼 있었다.


화천에는 북한강과 파로호가 있다.


풍부한 수변자원을 가진 화천이 핀란드에서 가져와야 할 것도 시설 자체보다 이 사고방식이다.


강과 호수를 ‘보는 곳’에서 ‘직접 경험하는 곳’으로 바꾸는 것.


다만 핀란드식 강수영장이나 수상사우나를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 답은 아니다.


수질과 유속, 기후와 계절성, 안전기준, 접근성, 사업비와 운영주체 등 화천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핀란드식 시설이 아니라 화천형 수변관광이다.



■ ‘시설 하나’보다 ‘관광객의 하루’를 설계해야


수변관광이 중요한 이유는 관광시설 하나를 더 만드는 데 있지 않다.


관광객이 화천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산천어축제를 찾아온 관광객이 얼음낚시를 하고 곧바로 돌아가는 것과, 축제를 즐긴 뒤 지역음식을 먹고 사우나나 수변체험을 하고 숙박한 뒤 다음 날 파로호와 산림, 평화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다.


이제 관광정책의 질문도 바뀔 필요가 있다.


‘몇 명이 왔느냐’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렀느냐’로.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관광객이 얼마를 썼느냐’보다 ‘그 소비가 지역에 얼마나 남았느냐’로.


이것이 화천이 로바니에미 관광에서 읽어야 할 핵심 가운데 하나다.



■ 200만 관광객보다 더 중요한 ‘30개 이상의 경험’


화천군 방문단이 로바니에미 관광 마케팅 전담기관인 Visit Rovaniemi에서 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지 설명에 따르면 로바니에미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연간 200만명 이상이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눈과 오로라 등을 체험하기 위해 겨울철에 방문한다.


그러나 화천이 더 주목한 것은 숫자보다 관광객에게 무엇을 경험하게 하느냐였다.


로바니에미에는 30개가 넘는 관광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순록과 허스키, 오로라, 겨울수영과 사우나, 얼음낚시, 스노모빌, 스키, 이글루 등 특수숙박에 이르기까지 겨울이라는 하나의 계절에서 수많은 체험상품을 만들어냈다.


계절이 바뀌면 하이킹과 백야, 수상스포츠, 음식과 문화체험으로 관광상품이 다시 확장된다.


김 군수가 저녁노을 체험과 겨울수영·사우나, 이글루 체험 등에 관심을 보인 것도 단순히 시설이 특이해서만은 아니다.


하나의 자연조건에서 여러 개의 경험을 만들어내고, 그 경험을 체류와 소비로 연결하는 구조를 봤기 때문이다.



■ 로바니에미가 파는 것은 ‘산타’가 아니라 ‘경험’


산타클로스 마을은 로바니에미 관광산업의 힘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산타클로스라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상점과 체험, 사진촬영 공간과 북극권 경계선이 하나의 관광공간으로 연결돼 있다.


1950년 엘리너 루스벨트의 방문과 관련된 역사적 공간도 오늘날 관광객들에게 이야기를 제공한다.


북극권이라는 지리적 조건도 관광상품이 된다.


관광객들은 Arctic Circle 경계선을 직접 넘고 사진을 남긴다.


세계 주요 도시의 방향과 거리를 표시한 이정표도 하나의 촬영 명소가 된다.


밤에는 오로라가 등장한다.


자연현상 자체는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오로라를 보기 위해 관광객은 이동하고 숙박하고 가이드 서비스를 이용한다.


로바니에미가 판매하는 것은 결국 산타클로스 인형이나 눈 자체가 아니다.


‘북극권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다.


이 점에서 화천도 생각해볼 대목이 있다.


산천어축제를 찾는 관광객에게 축제 다음의 경험을 무엇으로 제공할 것인가.


화천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관광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 산천어축제는 ‘목적지’가 아니라 ‘입구’가 될 수 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이미 많은 관광객을 화천으로 불러들이는 힘을 갖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그 힘을 화천 전체로 확장하는 것이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이 지역 음식과 숙박을 이용하고, 수변과 산림을 체험하고, 파로호와 평화·DMZ 콘텐츠까지 이동하도록 할 수 있다면 산천어축제의 경제적 효과는 축제장 밖으로 넓어진다.


산천어축제가 관광객을 화천으로 데려오는 ‘입구’라면, 이제 화천 전체가 관광객이 머물고 싶은 ‘목적지’가 돼야 한다.


김세훈 군수가 로바니에미 관광산업을 살펴본 뒤 강조한 ‘양보다 질적 성장’도 이런 의미로 읽을 수 있다.


김 군수는 “로바니에미시는 산타클로스라는 강력한 콘텐츠와 잘 보존된 자연으로 매년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화천군의 관광산업 역시 양보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지역경제 기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 관광상품만큼 중요했던 ‘관광을 움직이는 조직’


로바니에미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관광상품보다 그 관광을 움직이는 조직이었다.


Visit Rovaniemi는 행정과 민간이 함께 도시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마케팅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화천이 향후 관광재단 설립을 염두에 두고 이 운영방식을 살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관광재단이라는 조직을 하나 만드는 것 자체가 아니다.


산천어축제와 파로호, 산림과 숙박, 음식과 농특산물, 수변체험과 평화관광을 누가 하나의 화천 관광상품으로 연결하고 지속적으로 판매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관광객을 불러오는 것과 지역에 소비를 남기는 것은 다른 문제다.


지역 숙박업소와 음식점, 체험업체, 농가와 관광사업자가 하나의 관광 생태계 안에서 연결될 때 체류형 관광도 현실성을 갖는다.



■ 핀란드에서 배운 화천, 세계에는 ‘햇빛연금’을 내놓다


이번 출장에서 화천은 배우기만 한 것이 아니다.


세계 겨울도시들을 향해 화천이 준비하는 새로운 미래전략도 제시했다.


바로 ‘화천형 햇빛연금’이다.


김세훈 군수는 제21회 세계겨울도시 시장회의 발표에서 파로호와 군부대가 떠난 유휴부지 등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조성하고, 그 경제적 이익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구상을 소개했다.


화천산천어축제의 탄소발생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인구감소와 주민소득 문제까지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김 군수는 덴마크와 미국 알래스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수상 태양광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발전용량을 늘려가는 전략을 설명했다.


발표 후에는 세계 겨울도시 관계자들의 실행 가능성과 기대효과 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화천이 세계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다.


겨울의 추위를 축제로 바꿨듯, 이제 햇빛의 경제적 가치도 지역주민의 소득과 연결해보겠다는 것.



■ 산천어축제와 햇빛연금은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관광과 태양광은 얼핏 전혀 다른 정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근본적인 질문은 같다.


산천어축제는 추위와 얼음이라는 지역의 자연조건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


햇빛연금은 햇빛과 지역의 공간에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만들려는 시도다.


핀란드의 목재산업은 숲과 나무에서 부가가치를 만들고, 로바니에미 관광산업은 눈과 오로라, 산타클로스와 북극권에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낸다.


결국 같은 원리다.


지역에 있는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산업과 콘텐츠로 만들고, 발생한 경제적 효과를 지역 안에 남기는 것.


화천형 햇빛연금 역시 사업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는 경제성과 발전 규모, 환경·경관, 인허가, 수익배분 방식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때문에 ‘햇빛연금’이라는 이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태양광 발전에서 만들어진 수익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얼마나 제대로 설계하느냐다.


그 구조가 갖춰진다면 재생에너지와 인구감소 대응, 주민소득 정책을 연결하는 화천만의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 전쟁의 기억마저 ‘평화’라는 미래 가치로


핀란드 출장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자원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역사’다.


화천과 로바니에미는 전쟁의 상처를 공유하고 있다.


로바니에미는 1944년 라플란드 전쟁 당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됐고, 화천 역시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격전지다.


김 군수는 안띠 마따 로바니에미시 부시장과 만나 ‘DMZ에서 북극권까지, 평화의 울림’을 주제로 평화협력을 제안했다.


양 도시가 평화의 종을 교류하고 같은 날 공동 타종하는 방안이다.


로바니에미 측도 전쟁의 아픔을 공유하는 두 도시 간 평화협력에 공감을 나타내며 긍정적 검토 의사를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종 하나가 아니다.


아픈 역사를 어떤 미래 가치로 바꿀 것인가다.


한국전쟁의 격전지였다는 화천의 역사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그 역사를 ‘전쟁이 있었던 곳’에만 머물게 할 것인지, ‘전쟁을 경험했기 때문에 세계에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곳’으로 발전시킬 것인지는 앞으로의 선택이다.


전쟁의 기억 역시 화천만이 가진 고유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핀란드를 복제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핀란드에서 본 것이 많다고 해서 그것들을 화천에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답은 아니다.


수상사우나를 만들고 이글루를 세우고 핀란드식 목재 놀이시설을 설치한다고 로바니에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산타클로스를 초청한다고 세계적인 산타도시가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로바니에미 관광산업은 북극권이라는 지리적 조건과 눈과 오로라, 산타클로스라는 이야기, 숙박과 체험, 민간 관광사업자와 전문 마케팅 조직이 오랜 시간 연결돼 만들어진 결과다.


따라서 이번 벤치마킹의 목적은 핀란드를 화천에 복제하는 데 있어서는 안 된다.


핀란드 사람들이 자신의 숲과 강, 추위와 북극권을 바라보는 방식을 통해 화천의 강과 숲, 겨울과 햇빛, DMZ를 다시 바라보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핀란드에서 본 것이 ‘외국의 좋은 사례’로 끝나지 않고 화천의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이제 성과는 ‘무엇을 봤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지느냐’로 평가해야


해외 벤치마킹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곳을 방문했는지로 판단할 수 없다.


화천으로 돌아간 뒤 실제로 무엇이 달라지는지가 중요하다.


강수영장이나 수변사우나 아이디어는 안전성과 수질, 수요와 사업성을 검토해야 한다.


목재 활용은 화천의 산림과 관광, 목재문화체험 등 기존 자원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구체화해야 한다.


Visit Rovaniemi에서 살펴본 민관협력은 향후 화천관광재단 구상 속에서 화천의 실정에 맞는 구조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햇빛연금은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것보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평화의 종 제안 역시 한 번의 교류행사에 머물지 않고 주민과 청소년, 문화와 관광으로 이어지는 지속적인 국제교류로 발전해야 의미가 커진다.


결국 이번 핀란드 방문이 성과로 남느냐 여부는 아이디어를 화천형 정책으로 바꾸는 실행력에 달려 있다.



■ 화천이 가져와야 할 다섯 가지


핀란드 일정을 하나로 놓고 보면 화천이 가져와야 할 방향은 분명해진다.


먼저 관광은 ‘보는 관광’에서 ‘머무는 관광’으로 옮겨가야 한다.


산천어축제와 북한강·파로호, 산림, 수변체험, 음식과 숙박, 야간 프로그램을 연결해 관광객이 화천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시설’보다 ‘연결’이다.


좋은 시설을 각각 따로 만드는 것보다 관광객의 동선과 소비가 지역 곳곳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지역자원의 경제적 효과를 지역에 남기는 것이다.


햇빛연금뿐 아니라 관광과 산림에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 역시 지역의 일자리와 주민소득으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는 화천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로바니에미가 산타클로스와 북극권을 누구도 쉽게 복제할 수 없는 도시브랜드로 만든 것처럼 화천도 산천어축제와 파로호, DMZ와 평화, 산림과 겨울을 하나의 도시 이야기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은 국제교류의 지속성이다.


세계겨울도시시장협의회와 로바니에미, Visit Rovaniemi, 산림 분야 협력과 평화의 종 교류 등이 한 차례 출장으로 끝나지 않고 후속 사업과 주민교류로 이어질 때 이번 방문의 의미도 구체화될 수 있다.



■ 결국 기준은 하나…‘주민에게 무엇이 남는가’


이 모든 방향을 하나의 질문으로 줄이면 단순해진다.


그래서 화천 주민에게 무엇이 남는가.


관광객이 많이 찾아왔지만 지역에 소비가 남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관광이라 하기 어렵다.


지역의 햇빛으로 전기를 생산해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없다면 햇빛연금의 의미는 약해진다.


산림이 많아도 높은 부가가치를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낸다면 지역경제 효과는 제한적이다.


국제교류 역시 방문과 기념사진으로 끝난다면 주민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때문에 화천의 미래전략을 평가하는 기준은 결국 ‘지역의 자산에서 만들어진 가치를 얼마나 지역 안에 남길 수 있는가’가 돼야 한다.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에 남고,


햇빛이 만드는 수익이 주민들에게 이어지고,


산림이 만드는 부가가치가 지역의 산업과 일자리로 연결되고,


평화와 국제교류가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때 비로소 ‘지역자원의 가치화’가 주민들이 체감하는 지역발전이 된다.



■ 산천어축제 ‘다음’을 준비해야 할 시간


화천산천어축제는 화천의 가장 강력한 자산 가운데 하나다.


동시에 그 성공은 새로운 숙제를 남긴다.


산천어축제를 계속 성장시키는 것과 산천어축제를 출발점으로 화천 전체의 관광산업을 키우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핀란드에서 본 수변관광과 사우나, 산림과 목재, 숙박과 체험, 전문 관광조직의 운영방식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된다.


산천어축제를 찾은 관광객에게 ‘그다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축제가 도시로 관광객을 데려오는 입구라면, 이제 화천 전체가 관광객을 머물게 하는 목적지가 돼야 한다.


많이 오는 관광에서 오래 머무는 관광으로.


한 번 오는 관광에서 다시 찾는 관광으로.


축제장 중심의 소비에서 지역 곳곳으로 이어지는 소비로.


그 전환이 가능할 때 화천 관광의 ‘질적 성장’도 현실이 된다.



■ 산천어에서 햇빛까지, 질문은 계속된다


화천은 20여 년 전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이 추운 겨울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서 산천어축제가 시작됐다.


이제 질문은 더 많아졌다.


‘이 햇빛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강과 호수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숲과 나무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전쟁의 기억으로 미래 세대에게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핀란드에서 화천이 얻은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구체적인 답이 아니라 이런 질문을 지역에 끊임없이 던지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지역에 너무 익숙해져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는 일이다.



■ 핀란드는 정답을 주지 않았다


핀란드는 화천에 정답을 주지 않았다.


다만 하나의 방법을 보여줬다.


숲과 강, 추위와 역사처럼 너무 익숙해 가치를 잊고 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고, 서로 연결해 산업과 관광으로 만들고 그 성과를 지역에 남기는 방식이다.


화천에도 북한강과 파로호가 있다.


숲이 있고 겨울이 있다.


햇빛이 있고 산천어축제가 있다.


DMZ와 한국전쟁의 역사도 있다.


그리고 화천은 이미 한 번 증명했다.


남들이 불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했던 추위도 생각을 바꾸고 사람과 아이디어를 연결하면 지역을 대표하는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핀란드의 시설을 가져오는 일이 아니다.


화천이 이미 가진 것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일이다.


그 자원을 서로 연결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가치를 관광객의 경험과 지역산업으로 만들고, 궁극적으로 주민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지게 하는 일이다.


겨울을 축제로 바꾼 화천.


햇빛을 주민소득으로 연결하려는 화천.


강과 숲을 체류형 관광의 자산으로 만들려는 화천.


전쟁의 기억을 평화의 가치로 바꾸려는 화천.


며칠간의 핀란드 여정을 마치고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돌아온다.


핀란드에서 찾는 화천의 미래는 결국 핀란드가 아니라 다시 ‘화천’에서 시작된다.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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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신문 (inews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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