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을 빛낸 이들, 이번엔 ‘화천의 미래’를 응원했다
-화천군윈드오케스트라 400만원·청소년참여위원회 50만원 장학금 기탁
-전국 무대에서 실력과 역량 입증한 두 단체… 지역 인재 위한 나눔으로 의미 더해
-음악인과 청소년이 함께 만든 450만원… 화천 공동체의 따뜻한 선순환
전국 무대에서 화천의 이름을 빛낸 이들이 이번에는 지역의 미래를 위해 마음을 모았다.
색소폰 선율로 전국 정상에 오른 지역 음악인들은 장학금 400만원을 내놓았고,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정책을 제안해 온 청소년들도 50만원을 보탰다.
세대도 다르고 활동하는 분야도 다르다.
하지만 이들이 향한 곳은 하나였다.
‘화천의 다음 세대’를 응원하는 일이었다.
화천군윈드오케스트라와 화천청소년수련관 청소년참여위원회는 24일 김세훈 화천군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을 방문해 각각 400만원과 5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두 단체가 이날 전달한 장학금은 모두 450만원.
금액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기탁의 주인공들이다.
한쪽은 음악으로 화천의 문화예술 저력을 전국에 알린 지역 음악인들이고, 다른 한쪽은 청소년의 눈으로 지역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법을 제시해 온 청소년들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화천을 빛낸 이들이 다시 지역 인재들의 꿈을 응원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기탁의 의미는 각별하다.
전국 정상에 선 화천의 색소폰… 이번에는 장학금 400만원
화천군윈드오케스트라는 최근 전국 무대에서 화천 문화예술의 저력을 보여준 주인공이다.
지난 7월5일 천안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충남도지사배 전국색소폰경연대회’에 출전해 합주부문 최고상인 대상을 차지했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전국의 32개 팀이 결선 무대에 올랐으며, 이 가운데 합주부문에서는 12개 팀이 실력을 겨뤘다.
화천군윈드오케스트라는 이날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가락인 ‘아리랑’을 연주했다.
익숙한 선율을 색소폰 특유의 깊고 풍성한 음색으로 풀어내며 단원들의 탄탄한 호흡과 연주력을 선보였고, 결국 전국 정상에 올랐다.
당시 대상과 함께 상금 500만원을 받으며 화천의 이름을 전국에 알린 이들은 이번에는 지역으로 시선을 돌렸다.
24일 화천군인재육성재단을 찾아 장학금 400만원을 기탁하며 지역 인재 육성에 뜻을 보탰다.
다만 이번 장학금의 재원과 전국대회 상금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은 만큼, 두 금액을 연결해 해석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전국 무대에서 음악으로 화천을 빛낸 이들이 지역에서는 장학금 기탁을 통해 또 다른 의미의 울림을 전했다는 사실이다.
무대에서는 음악으로, 지역에서는 나눔으로.
화천군윈드오케스트라의 행보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지역의 문제 고민하던 청소년들… 이번에는 50만원 장학금
같은 날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탁이 이어졌다.
주인공은 화천청소년수련관 청소년참여위원회다.
청소년들이 이날 화천군인재육성재단에 전달한 장학금은 50만원이다.
금액의 크기를 떠나 기탁의 주체가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청소년참여위원회는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와 자신들의 생활 속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대표적인 청소년 참여·자치기구다.
화천의 청소년들은 단순히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기적인 회의와 토론을 통해 자신들의 삶과 밀접한 지역 현안을 살피고, 필요한 정책을 직접 발굴·제안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역량은 최근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화천청소년수련관 소속 청소년참여위원회 ‘이지스’는 지난 1일 원주에서 열린 ‘2026 강원특별자치도 청소년정책제언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농어촌 청소년들의 이동권이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 학교와 학원, 문화·체육시설 등을 이용할 때 청소년들이 겪는 불편을 자신들의 시선으로 들여다봤다.
그리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꿈이룸-PASS’ 정책을 제안했다.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소년이 자신의 일상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직접 해결책을 고민해 정책으로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였다.
그 청소년들이 이번에는 장학금 기탁자로 나섰다.
누군가의 지원을 받는 청소년에 머물지 않고 또 다른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이번 50만원의 재원이나 조성 과정은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청소년들이 직접 장학금 기탁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지역의 미래로 불리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번 기탁이 남긴 가장 인상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다.
서로 다른 두 팀, 같은 곳을 바라봤다
이날 두 장의 기탁식 사진에는 묘하게 닮은 장면이 담겼다.
한 사진에는 전국대회 정상에 오른 지역 음악인들이 서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지역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정책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자리했다.
세대도 다르고 활동 분야도 다르다.
한쪽은 음악, 다른 한쪽은 청소년 자치와 참여다.
하지만 두 팀이 이날 바라본 방향은 같았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었다.
윈드오케스트라는 400만원을, 청소년참여위원회는 50만원을 내놓았다.
그렇게 모인 450만원은 화천의 또 다른 학생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장학금이 된다.
이 지점에서 이번 기탁은 단순한 전달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사회가 문화예술 활동의 토양을 만들고 청소년들에게 참여와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 속에서 성장한 구성원들은 다시 자신의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힘을 보탤 수 있다.
그리고 그 마음은 또 다른 사람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을 키우는 지역에서, 사람을 키우는 사람들이 다시 자라고 있는 셈이다.
정책으로, 음악으로… 화천의 이름을 빛낸 사람들
최근 화천에서는 분야를 넘나들며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화천군윈드오케스트라는 전국색소폰경연대회 대상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지역 문화예술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청소년참여위원회는 정책제언대회에서 농어촌 청소년들의 현실을 담아낸 정책을 제시하며 청소년 자치역량을 입증했다.
화천청소년교향악단 역시 지난 1일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1회 대한민국청소년교향악축제’에서 ‘베토벤 열정상’을 수상하며 화천 청소년들의 음악적 가능성을 전국 무대에서 보여줬다.
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이들의 성과에는 공통점이 있다.
지역이라는 한계를 스스로의 가능성에 대한 한계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접경지역에서도 전국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청소년의 작은 목소리가 경쟁력 있는 정책이 될 수 있으며, 지역에서 갈고닦은 음악이 전국의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리고 24일의 장학금 기탁은 여기에 또 하나의 의미를 보탰다.
잘하는 것을 넘어 함께하는 것.
성과를 넘어 지역을 생각하는 것.
지역의 경쟁력이 몇 개의 수상 실적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고, 다음 세대의 가능성을 응원하는 문화가 쌓일 때 지역의 힘도 함께 커진다.
450만원보다 더 크게 남은 것
이날 화천군인재육성재단에 전달된 장학금은 모두 450만원이다.
하지만 두 장의 기탁식 사진이 남긴 의미를 숫자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전국 무대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 음악인들의 손에는 이날 악기 대신 ‘장학금 400만원’이라고 적힌 기탁판이 들렸다.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며 정책을 제안했던 청소년들의 손에도 ‘장학금 50만원’이라는 글자가 적힌 기탁판이 들렸다.
서로 다른 세대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이날만큼은 같은 마음으로 만났다.
“화천의 다음 사람을 응원하자.”
한 사람의 꿈을 키우는 일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자란 한 사람이 음악으로 고향의 이름을 알리고, 정책으로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며, 언젠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를 건넬 수 있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이어질 때 지역의 미래도 이어진다.
화천을 빛낸 사람들이 다시 화천의 미래를 응원하고 있다.
24일 전달된 450만원의 장학금이 유난히 따뜻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김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