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반도의 중심, 화천…이제 김세훈 군수가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오래된 가능성, 민선 9기 들어 구체적 공간사업으로
=김세훈 화천군수, 산림청 찾아 ‘한반도 중심 수목원’ 지원 요청
=사내면 삼일리 약 25㏊에 2028~2032년 총 60억원 규모로 조성 구상
=국립자연휴양림·화목원까지…화천 산림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좌표와 역사에서 출발한 ‘한반도의 중심 화천’, 관광·산림·정주·경제로 확장 주목
화천에는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자산이 있다.
산과 숲, 북한강과 파로호, DMZ와 접경지역의 생태환경이다. 그리고 화악산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지리적 상징성도 빼놓을 수 없다.
화천신문은 그동안 기획연재 「한반도의 중심, 화천 이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합니다」를 통해 이 같은 가능성을 하나씩 짚어왔다.
좌표와 지도를 통해 화천의 지리적 중심성을 살펴보고, 화악산에 얽힌 역사와 정신문화의 흔적을 되짚었다. 앞으로 변화할 광역교통망이 화천에 가져올 가능성을 전망하고, 경제·관광·정주·평화·브랜드를 연결하는 이른바 ‘오각축 전략’도 제시했다.
그동안 ‘한반도의 중심 화천’은 하나의 제안이자 미래 구상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민선 9기 김세훈 화천군수가 취임 이후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화천의 잠재적 자산을 실제 공간과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그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내면 삼일리 ‘한반도 중심 수목원’이다.
■ 김세훈 군수의 산림청 방문…산림 분야 미래사업 지원 요청
김세훈 화천군수는 지난 10일 정부대전청사 산림청을 방문해 박은식 산림청장을 만났다.
김 군수는 화천군이 준비하고 있는 산림 분야 주요 사업을 직접 설명하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논의된 사업은 간동면 유촌리 일원의 가칭 ‘화천 모현 국립자연휴양림’, 사내면 삼일리의 ‘한반도 중심 수목원’, 사내면 사창리의 자생식물원 ‘화목원’ 등이다.
각각의 사업만 놓고 보면 산림휴양과 관광을 위한 개별 사업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전체를 연결하면 민선 9기 화천군이 산림을 단순한 보전 대상이 아니라 관광·휴양·치유·교육·지역경제를 연결하는 미래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한반도 중심 수목원’이다.
사업 명칭부터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화천의 지리적 상징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화천군이 그동안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던 지역의 지리적 상징성을 구체적인 공공사업으로 연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 25㏊에 그리는 ‘한반도의 중심’
화천군이 구상하고 있는 ‘한반도 중심 수목원’ 예정지는 사내면 삼일리 일원이다.
군은 2028년부터 2032년까지 총 60억원을 투입해 약 25㏊ 부지에 전시·관람시설과 교육·체험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연내 관련 용역을 거쳐 수목원 조성을 위한 인허가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다.
관련 용역과 인허가, 사업비 확보, 관계기관 협의 등 넘어야 할 절차도 많다.
그러나 그동안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개념이 담론과 아이디어의 영역에 머물렀다면, 이번 사업은 구체적인 대상지와 면적, 사업기간, 예산 규모를 갖춘 실제 사업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상징이 실제 공간으로 구현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 ‘한반도 중심 수목원’, 왜 삼일리인가
사내면 삼일리는 화악산과 맞닿은 지역이다.
화천신문은 앞선 기획에서 화악산 일대가 가진 지리적·역사적 상징성을 지속적으로 조명해 왔다.
특히 국가 공간정보의 좌표체계와 관련한 동경 127.5도와 북위 38도의 의미, 그리고 그 주변에 자리한 화천의 지리적 위치에 주목했다.
‘중심’이라는 말은 자칫 추상적인 지역 홍보문구에 머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숲과 길, 전망시설과 체험공간, 교육 프로그램 등 실제 콘텐츠로 구현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관광객이 직접 찾아와 보고, 걷고, 배우며 화천의 지리적·생태적 의미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반도 중심 수목원’은 단순히 식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왜 화천이 한반도의 중심을 이야기하는가’를 설명하는 공간으로 조성될 필요가 있다.
■ 나무를 보는 수목원에서 ‘화천을 읽는 수목원’으로
전국에는 이미 다양한 수목원과 식물원이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자연환경만으로 관광객이 화천까지 찾아오도록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반도 중심 수목원’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 수목원과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 차별성의 핵심은 사업 이름에 담긴 ‘한반도의 중심’이다.
수목원에 들어선 방문객이 38선과 127.5도라는 지리적 개념을 이해하고, 화악산의 생태를 만나며, 화천의 역사와 접경지역의 이야기를 배우고, DMZ의 생태적 가치까지 체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숲은 그 이야기를 담는 무대가 될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한반도의 지리와 화천의 위치를 보여주고, 야외공간에서는 화천의 산림생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교육시설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지도와 좌표, 산림과 생태를 배우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다.
이 같은 콘텐츠가 갖춰진다면 이곳은 단순한 수목원을 넘어 지리·산림·생태·역사·교육·관광을 결합한 체험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 화천의 넓은 산림, 이제는 미래 자산으로
화천은 전체 면적 가운데 산림이 차지하는 비중(86%)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말 그대로 ‘숲의 고장’이다.
그러나 화천군민에게 산이 언제나 축복으로만 다가온 것은 아니다.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과 각종 군사규제, 넓은 산림 면적은 개발 측면에서 제약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국유림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화천군의 노력만으로 산림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산림청을 비롯한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이 때문에 김세훈 군수가 취임 초부터 산림청을 직접 찾아 사업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한 행보에 의미가 있다.
산림을 ‘개발하기 어려운 땅’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산림 자체를 관광과 휴양, 치유, 교육, 지역경제를 위한 자산으로 전환하겠다는 접근이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 화천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겠다는 시도다.
■ 한반도 중심 수목원만이 아니다
김세훈 군수가 산림청에 설명한 화천의 미래 산림정책에는 ‘한반도 중심 수목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첫 번째 축은 국립자연휴양림 유치다.
화천군은 간동면 유촌리 모현동 뛰개골 계곡 일대를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군은 연말까지 대상지를 확정하고, 이후 기본계획 수립 등을 거쳐 산림청에 국립자연휴양림 유치를 공식 제안한다는 구상이다.
화천군은 이 지역이 산림휴양과 치유, 체험 기능을 연계하기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광역교통망이 개선될 경우 수도권 관광객의 접근성이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국립자연휴양림 유치가 현실화될 경우 화천 관광의 체질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산천어축제와 토마토축제처럼 특정 기간에 관광객이 집중되는 축제형 관광에 더해, 사계절 머물 수 있는 산림휴양 관광이라는 새로운 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창리에는 ‘화목원’…서부권 산림관광의 또 다른 거점
사내면 사창리에는 자생식물원인 ‘화목원’ 조성도 추진된다.
군의 계획에 따르면 사업기간은 2028년부터 2032년까지이며 총사업비는 약 35억원 규모다.
자생식물 전시구역과 보전·증식시설, 관찰·학습공간 등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한반도 중심 수목원’과 화목원은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역할을 달리할 수 있다.
한반도 중심 수목원이 화악산과 ‘중심’이라는 지역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다면, 화목원은 화천과 강원지역의 자생식물을 보전하고 교육하는 전문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두 시설은 경쟁하기보다 서로 연계되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삼일리의 ‘한반도 중심 수목원’을 찾은 관광객이 사창리 화목원을 방문하고, 다시 지역 상권과 숙박시설을 이용하도록 동선을 설계한다면 산림사업은 지역경제와 직접 연결될 수 있다.
■ ‘점’이 아니라 ‘벨트’로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사업을 따로 추진하지 않는 것이다.
화천에는 이미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다.
화악산과 북한강, 파로호와 평화의댐, 비수구미와 백암산이 있다.
산천어축제와 토마토축제가 있고, 파크골프를 비롯한 스포츠 관광 기반도 성장해 왔다.
여기에 국립자연휴양림과 한반도 중심 수목원, 화목원이 더해질 수 있다.
이들을 지도 위의 개별 관광지로 남겨두기보다 하나의 관광벨트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화천읍에서 간동면의 자연휴양림으로, 다시 파로호와 평화의댐으로, 사내면의 화목원과 한반도 중심 수목원,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동선을 구상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화천은 ‘한 곳을 보고 돌아가는 지역’에서 2박 3일을 머물며 여러 공간을 여행하는 지역으로 변화할 수 있다.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관광객 숫자만이 아니다.
얼마나 오래 머무르고, 어디에서 식사하고, 어디에서 숙박하며, 무엇을 구매하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산림관광의 성과는 숲을 찾은 관광객이 지역경제와 얼마나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
■ 화천신문이 제안했던 ‘중심길’이 현실과 만나는 지점
화천신문은 앞선 기획에서 가칭 ‘한반도 중심길’을 제안한 바 있다.
화악산과 북한강, 파로호, 평화의댐 등을 연결해 화천의 지리·역사·생태적 정체성을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만들자는 구상이었다.
당시에는 하나의 제안이었지만, ‘한반도 중심 수목원’이라는 구체적인 행정사업이 등장하면서 이 구상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목원은 하나의 목적지인 동시에 새로운 관광동선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수목원에서 화악산을 이해하고, 화악산에서 화천의 지리를 바라본 뒤 북한강과 파로호를 따라 이동하며 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배우고, 평화의댐과 DMZ 생태자원까지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 길에 화천만의 스토리텔링을 입힌다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산과 강은 다른 지역에도 있고, 수목원 역시 전국 곳곳에 있다.
DMZ 관광 또한 다른 접경지역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상징성과 화악산, 북한강, 파로호, DMZ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것은 화천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 화악산, 다시 화천의 산으로 읽어야 한다
화악산은 높이만으로 설명할 산이 아니다.
화천신문은 앞선 기획에서 옛 문헌과 국가 제향의 역사 등을 통해 화악산이 과거 사람들의 공간 인식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살펴본 바 있다.
이 같은 역사문화 자원은 현대 관광에서도 중요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관광객은 아름다운 풍경뿐 아니라 그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경험하려 한다.
왜 이 산이 중요한지, 왜 이곳에 수목원이 만들어지는지, 이 땅에 어떤 역사와 문화가 있는지를 알게 될 때 평범한 산길도 의미 있는 여행지가 된다.
따라서 한반도 중심 수목원에는 식물에 대한 설명과 함께 화악산과 화천을 설명하는 인문·역사 콘텐츠도 필요하다.
과학적 지리정보와 역사자료는 충분히 검증하되, 확인된 사실을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브랜드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 교통이 바뀌면 수목원의 가치도 달라진다
화천의 오랜 약점 가운데 하나는 접근성이었다.
좋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도 찾아오기 어렵다면 관광산업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화천을 둘러싼 광역교통 환경에는 변화가 추진되고 있다.
동서고속화철도를 비롯한 주변 교통망 사업들이 현실화될 경우 화천과 수도권 사이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는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준비의 시간’이다.
교통망이 완성된 뒤 관광시설을 준비한다면 늦을 수 있다.
길이 열리는 시점에 맞춰 관광 콘텐츠도 함께 갖춰져 있어야 한다.
한반도 중심 수목원이 2028년부터 2032년까지를 사업기간으로 구상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장기적인 변화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길이 사람을 데려온다면 콘텐츠는 사람을 머물게 한다.
화천에 필요한 것은 그 ‘머물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 산천어축제 이후를 준비하는 화천
화천은 산천어축제를 통해 작은 접경지역도 하나의 강력한 콘텐츠로 도시의 이름을 전국에 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하지만 한 지역의 미래를 하나의 축제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겨울이 아닌 봄에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여름과 가을에는 왜 화천을 찾아야 하는가.
하루가 아니라 이틀, 사흘을 머물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이 질문에 대한 답 가운데 하나가 산림이다.
화천의 넓은 숲은 계절마다 다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봄에는 꽃과 신록, 여름에는 계곡과 치유, 가을에는 단풍과 트레킹, 겨울에는 설경이 있다.
산림은 특정 기간에만 열리는 이벤트가 아니다.
잘 설계하면 사계절 활용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가 될 수 있다.
민선 9기 화천군이 산림 분야를 미래 발전동력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관광에 교육이 결합돼야 오래간다
‘한반도 중심 수목원’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교육·체험시설이다.
이 시설을 단순한 부대시설로 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수목원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한반도 지도와 좌표를 배우는 지리교육, 화악산의 식생을 이해하는 생태교육, 기후변화와 산림의 역할을 체험하는 환경교육, 접경지역과 DMZ의 자연을 이해하는 평화·생태교육, 화천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지역교육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할 수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구성하면 전국 초·중·고교의 체험학습과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도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나아가 대학과 연구기관, 산림 관련 기관과 협력한다면 단순 관광시설에서 전문 교육·연구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수목원 조성을 넘어 미래 세대가 화천의 생태와 가치를 배우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 결국 핵심은 군민의 소득이다
아무리 상징성이 크고 좋은 시설을 만들어도 지역 주민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다면 성공한 지역개발이라고 하기 어렵다.
수목원과 휴양림을 찾은 관광객이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해야 한다.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고, 지역 음식점과 숙박업소를 이용하게 해야 한다.
지역 청년이 해설사와 생태교육 전문가로 일할 수 있어야 하고, 주민들이 숲과 연계한 체험·관광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화천산 농특산물과 산림자원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도 가능하다.
단순한 방문객 증가뿐 아니라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하다.
때문에 사업 초기 단계부터 행정뿐 아니라 주민과 상인, 농업인, 관광사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시설은 행정이 만들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는 주민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
■ ‘한반도의 중심’이 행정의 언어가 되기 시작했다
이번 사업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변화가 있다.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말이 실제 행정사업 명칭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브랜드는 반복되고 확장될 때 힘을 갖는다.
한반도 중심 수목원, 한반도 중심길, 한반도 중심 전망공간, 한반도 중심 생태교육 등 하나의 언어가 관광과 공간, 교육, 문화, 상품을 관통하기 시작하면 ‘한반도의 중심 화천’은 단순한 슬로건을 넘어 도시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다.
화천신문이 앞선 기획에서 강조했던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중심은 발견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중심에 걸맞은 콘텐츠와 공간을 만들어가야 한다.
■ 김세훈 군수에게 주어진 과제도 분명하다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길이 저절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한반도 중심 수목원은 아직 계획 단계에 있다.
관련 용역과 인허가, 정부 협의, 재원 확보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많다.
국립자연휴양림 역시 산림청과의 협의와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
화목원도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사업을 각각의 시설 건립사업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다.
수목원을 만들고 휴양림을 만들고 식물원을 조성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왜 만드는가.
누가 찾아올 것인가.
다른 지역과 무엇이 다른가.
지역상권에는 어떤 도움이 되는가.
10년 뒤에도 사람들이 찾을 것인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사업계획에 담아야 한다.
김세훈 군수와 민선 9기 화천군정이 앞으로 보여줘야 할 부분도 여기에 있다.
■ 60억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
한반도 중심 수목원은 총 60억원 규모로 구상되고 있다.
적지 않은 예산이다.
하지만 지역의 미래라는 관점에서 보면 더 중요한 것은 수목원이 문을 연 이후다.
몇 명이 찾을 것인가.
관광객은 얼마나 오래 머물 것인가.
숙박과 지역소비로 얼마나 연결될 것인가.
지역상권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가.
몇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인가.
지역 청년과 주민은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 것인가.
시설을 만드는 데 투입되는 예산보다 시설이 10년, 20년 동안 만들어낼 지역경제 효과가 중요하다.
따라서 사업 초기 단계부터 운영과 수익, 주민참여 모델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 화천의 넓은 ‘산’, 미래 먹거리 될 수 있을까
화천의 숲은 어제오늘 생긴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지만 지역의 자원은 존재한다고 해서 저절로 자산이 되지는 않는다.
가치를 발견하고, 이름을 붙이고, 사람을 연결하고, 산업으로 이어갈 때 비로소 자산이 된다.
화천의 산림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개발하기 어려운 땅’이라는 인식이 컸다면 앞으로는 ‘화천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큰 자원’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시대가 깊어질수록 숲의 가치는 커지고 있다.
도시민의 휴양과 치유 수요가 늘고, 생태교육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화천이 가진 자연환경이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강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 ‘접경지역 화천’에서 ‘한반도 중심 화천’으로
말은 도시를 규정한다.
오랫동안 화천 앞에는 ‘접경지역’, ‘군사도시’, ‘최전방’이라는 표현이 따라붙었다.
모두 화천의 현실을 설명하는 말이지만 그것만으로 화천을 규정하면 화천은 언제나 대한민국의 끝에 놓인다.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관점은 지도를 다르게 읽는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을 중심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의 변화는 단순한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의 발전전략을 바꿀 수 있다.
접경지역이기 때문에 규제 완화만 요구하는 도시에서, 접경지역이기에 가진 생태·평화·산림자원을 스스로 산업화하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중심 수목원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 화천신문이 던졌던 질문, 그리고 달라지기 시작한 답
화천신문은 앞선 기획에서 물었다.
“한반도의 중심, 화천. 이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지 않는가.”
그 질문에는 지역의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담겨 있었다.
지리적 가능성이 있는데 왜 활용하지 못하는가.
역사와 자연자원이 있는데 왜 하나의 이야기로 묶지 못하는가.
교통환경이 변하려 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산과 강, DMZ와 평화의댐, 파로호라는 독특한 자원을 갖고 있으면서 왜 화천만의 브랜드를 만들지 못했는가.
그리고 이제 그 질문에 행정이 답하기 시작했다.
김세훈 군수가 산림청장을 찾아 ‘한반도 중심 수목원’을 설명하고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아직 완성된 답은 아니다.
첫 문장을 쓴 것에 가깝다.
하지만 시작하지 않은 것과 시작한 것은 분명히 다르다.
■ 김세훈 군수 “관광·휴양·치유 연계 산림산업, 미래 핵심 발전동력으로”
김세훈 화천군수는 산림청 방문을 통해 화천의 미래 산림정책 방향을 밝혔다.
김 군수는 관광과 휴양, 치유 분야를 연계한 산림산업을 미래 핵심 발전동력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뜻을 전하고, 산림청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구상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확보하고, 화천의 산림을 군민 소득과 연결하며, 개별 사업을 하나의 장기적인 지역발전 전략으로 묶어내야 한다.
■ 이제 ‘중심’을 눈으로 보여줄 차례다
화천신문이 기획연재를 통해 제안했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중심을 눈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개념만을 보기 위해 여행하지 않는다.
직접 볼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하고, 걸을 길이 있어야 하며, 들을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한반도 중심 수목원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중심을 상징하는 공간과 숲, 화악산을 조망하는 길, 화천의 지리와 생태를 보여주는 전시시설, 어린이와 청소년이 지도와 좌표를 체험하는 교육공간,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체험시설과 먹거리, 지역 농특산물과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공간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수목원은 화천의 또 하나의 관광시설을 넘어 도시 전체를 설명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
■ 수목원에서 시작해 화천 전체로
그렇다면 ‘한반도 중심 수목원’의 진짜 사업 범위는 25㏊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
수목원이 화악산으로 이어지고, 화악산이 사창리와 연결되며, 다시 화천읍과 북한강, 파로호와 평화의댐, DMZ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면 사업의 무대는 화천군 전체로 확장된다.
수목원은 시작점일 뿐이다.
궁극적으로는 화천 전체가 ‘한반도의 중심’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
■ 2032년, 우리는 어떤 화천을 보게 될 것인가
계획대로라면 한반도 중심 수목원과 화목원 사업의 목표 시점은 2032년이다.
그때 화천의 모습은 어떨까.
광역교통망의 변화가 현실화되고, 산림관광 기반이 갖춰지며, 수목원과 휴양림이 사람을 불러들이고, 화천의 여러 관광지가 하나의 체류형 동선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청년이 관광과 산림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농민이 관광객에게 농산물을 판매하며, 지역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사계절 관광객을 맞는 모습이 가능할까.
전국의 학생들이 화천의 지리와 생태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고, 가족들이 화악산 숲을 걸으며 화천에서 하루 이상 머무는 풍경도 기대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가능성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 이제 김세훈 군수가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한반도의 중심’은 어느 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어느 군수 한 사람의 구호도 아니며, 어느 언론사의 문구도 아니다.
그것이 화천의 미래 브랜드가 되려면 결국 군민 모두가 공유하고 참여해야 한다.
다만 정책에는 시작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으로 옮기고, 중앙정부를 찾아가 설명하며, 예산과 제도를 움직이는 실행의 주체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김세훈 군수가 산림청을 찾아 ‘한반도 중심 수목원’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한 것은 하나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화천신문이 그동안 “이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던 ‘한반도의 중심 화천’이 민선 9기 들어 구체적인 행정사업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 첫걸음이다.
수목원은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
국립자연휴양림도 유치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
화목원 역시 계획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이 남아 있다.
그러므로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성공 선언이 아니다.
지속적인 실행이다.
계획을 세우고, 정부를 설득하고, 군민의 의견을 듣고, 전문가의 지혜를 모으고, 예산을 확보해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가야 한다.
■ ‘발견된 중심’에서 ‘만들어지는 중심’으로
화천은 하루아침에 중심이 될 수 없다.
좌표가 중심성을 이야기한다고 경제의 중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 깊다고 관광객이 저절로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도로가 놓인다고 사람이 자동으로 머무는 것도 아니다.
숲이 많다고 산림산업이 저절로 생기는 것도 아니다.
결국 중심은 만들어야 한다.
좋은 자원에 정책을 더하고, 정책에 공간을 더하며, 공간에 이야기를 더하고, 그 이야기를 사람과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의 움직임이 군민의 소득과 지역의 활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한반도의 중심’은 지도의 한 점을 넘어 화천의 미래가 된다.
■ 화천의 새로운 지도는 이제 시작이다
한때 화천의 산은 넘어야 할 산이었다.
규제의 산이었고, 교통의 산이었으며, 개발을 어렵게 하는 산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제 그 산을 다르게 바라볼 때가 왔다.
숲이 관광이 되고, 관광이 체류로 이어지며, 체류가 소비가 되고, 소비가 군민 소득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산림이 교육과 치유가 되고, 그 모든 것이 하나의 도시 브랜드로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화악산이 있고, 삼일리가 있으며, ‘한반도 중심 수목원’이라는 새로운 계획이 등장했다.
화천신문이 지난 기획에서 던졌던 문장은 이제 조금 달라져야 할지도 모른다.
“한반도의 중심, 화천. 이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지난 기획의 화두였다면, 민선 9기가 시작된 지금 새로운 문장은 이렇게 이어질 수 있다.
“한반도의 중심, 화천.
이제 김세훈 군수가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지막 주어는 다시 ‘우리’가 되어야 한다.
군수가 시작하고 행정이 추진하더라도, 그 공간에서 살아가고 그 변화를 삶으로 만들어갈 사람은 결국 화천군민이기 때문이다.
김세훈 군수가 시작한 ‘한반도의 중심’이 성공하려면 행정의 계획을 넘어 군민이 공감하는 미래 비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산림청을 찾은 지난 10일의 발걸음은 그래서 작지만 의미 있는 시작이다.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대에서 그 중심을 실제로 만들어가는 시대로.
화천의 새로운 지도가 이제 그려지기 시작했다.
[기획특집 핵심 사업]
-한반도 중심 수목원
- 위치 : 화천군 사내면 삼일리 일원
- 사업기간 : 2028~2032년
- 총사업비 : 약 60억원
- 규모 : 약 25㏊
- 주요 내용 : 전시·관람시설, 교육·체험시설 등
- 추진계획 : 이르면 연내 관련 용역을 거쳐 조성 인허가 절차 추진
-사창리 자생식물원 ‘화목원’
- 위치 :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일원
- 사업기간 : 2028~2032년
- 총사업비 : 약 35억원
- 주요 내용 : 자생식물 전시구역, 보전·증식시설, 관찰·학습공간 등
-가칭 ‘화천 모현 국립자연휴양림’
- 검토지역 :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 모현동 뛰개골 계곡 일원
- 추진방향 : 대상지 확정 및 기본계획 수립 후 산림청에 국립자연휴양림 유치 제안
- 핵심기능 : 산림휴양·치유·체험을 연계한 체류형 산림관광 거점
[편집자 주]
화천신문은 앞서 「한반도의 중심, 화천 이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합니다」 기획을 통해 화천의 지리적·역사적 중심성과 교통망 변화, 경제·관광·정주·평화·브랜드 전략 등을 연속 보도했다. 이번 기획특집은 당시 제기했던 ‘한반도의 중심 화천’이라는 지역발전 구상이 민선 9기 산림정책과 ‘한반도 중심 수목원’ 사업을 통해 어떻게 구체화되고 있는지를 짚어보기 위해 마련했다.
【김용식】
김세훈 화천군수가 지난 10일 정부 대전청사 산림청을 방문해 박은식 산림청장에게 산림 분야 사업의 지원과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