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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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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군의원 공약은 누가 관리하는가

기사입력 2026-08-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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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군의원 공약은 누가 관리하는가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군의원 후보들은 군수 후보 못지않게 지역 구석구석을 누빈다. 마을회관과 장터를 돌며 "숙원사업을 해결하겠다", "주민 복지를 바꾸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그 수많은 공약은 어디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현재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은 법과 조례에 따라 비교적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지방자치단체 누리집에는 공약 이행 현황이 공개되고, 주민평가단과 외부 평가를 통해 지속적인 점검을 받는다. 공약은 단순한 선거 구호가 아니라 임기 동안 주민과 맺은 약속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반면 군의원의 공약은 관리의 전형적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현행 지방자치 관련 법령에는 단체장 공약처럼 지방의원 공약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거나 공개하도록 하는 의무 규정이 사실상 없다. 의회 사무기구나 집행부 어디에서도 의원 개인의 공약이 얼마나 이행됐는지 점검하거나 기록하지 않는다. 지난 선거에서 우리 지역 의원이 어떤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이 얼마나 지켜졌는지 확인하려면 선거공보물을 다시 찾아보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군의원은 예산을 직접 편성하거나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다. 도로 개설이나 공공시설 건립 같은 사업은 집행부의 협조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다. 따라서 단체장 공약처럼 단순히 사업 완료 여부만으로 이행률을 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의정을 뒷받침할 제도적·인적 기반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2022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정책지원관 제도가 도입됐지만 현실은 기대와 거리가 멀다. 정책지원관 1명이 여러 의원을 동시에 지원하면서 조례안 검토, 예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지원은 물론 각종 민원성 업무까지 수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사권은 독립됐지만 조직권과 예산권은 여전히 집행부에 머물러 있는 '반쪽짜리 독립' 구조 속에서 의원별 공약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할 여력조차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예산권이 없고 여건이 열악하다는 이유만으로 공약 사후 관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공약은 선거 과정에서 주민에게 제시한 공식적인 약속이며, 그 이행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선출직 공직자의 기본적인 책무다. 예산을 직접 집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제도적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의회법」 제정이 시급하다. 지방의회법은 단순히 의회의 권한을 확대하기 위한 법이 아니다. 주민에게 한 약속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의회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이다. 의회의 조직권과 예산권을 독립시키고 정책지원 기능을 현실화해 의원별 입법·정책 활동과 공약 이행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지방의회 스스로도 변화해야 한다. 의회 누리집에 '의원별 공약 및 의정 성과' 코너를 신설해 공약과 추진 현황을 공개하고, 조례 제정과 개정, 행정사무감사, 예산 심의, 정책 제안 등 지방의원 본연의 역할을 중심으로 의정 성과를 주민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공약 관리는 의원을 옥죄는 규제가 아니라 주민에게 제대로 일했음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책임정치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공약(公約)은 선거를 위한 구호가 아니라 주민과 맺는 계약이다. 그 계약이 선거가 끝나는 순간 공약(空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군의회 스스로 공약을 공개하고 평가받는 문화를 만들고, 정부와 국회는 「지방의회법」 제정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약속을 기록하고, 실천을 검증하며, 결과를 주민에게 보고하는 정치.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책임정치이며, 풀뿌리 지방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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