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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화천군의회도 '반쪽 독립'… 「지방의회법」 더 미뤄선 안 된다

기사입력 2026-08-0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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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화천군의회도 '반쪽 독립'… 「지방의회법」 더 미뤄선 안 된다



2022년 개정 지방자치법 시행으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관 제도가 도입됐을 때 지역사회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시행 4년이 지난 지금도 지방의회의 독립은 여전히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사권은 독립됐지만 조직권과 예산권은 여전히 집행부에 남아 있고, 정책지원 체계 역시 지역 여건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제도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방의회의 실질적인 독립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제 「지방의회법」 제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이 같은 현실은 화천군의회에서도 확인된다. 화천군의회는 의회사무과 일반직 주무관 3명이 '위원회 의안 등 심사·검토 및 자료의 수집·조사·연구' 업무를 담당하며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제한된 인력과 조직 여건 속에서도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그러나 조직과 예산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 한 안정적인 정책지원 체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규모가 작은 기초의회일수록 한정된 인력으로 조례안 검토와 예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지역 현안 분석까지 맡아야 하는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현행 제도 역시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 법령은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에서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초의회에서는 정책지원 인력 1명이 두 명 이상의 의원을 동시에 지원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의원마다 지역 현안과 정책 수요가 다른 상황에서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부 의회에서는 임기제 정책지원관의 잦은 이직과 단순 행정업무, 민원성 업무 투입 등으로 정책지원 기능이 본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인사권만 독립됐을 뿐 조직권과 예산권은 여전히 집행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무직원에 대한 임용권은 의장에게 이관됐지만 의회의 기구와 정원, 직급을 결정하는 조직권과 의회 운영에 필요한 예산 편성권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가 정작 자신의 조직과 예산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구조에서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지방자치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강원지역 기초의회들은 저마다 다른 여건 속에서도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천군의회 역시 주민 대표기관으로서 지역 현안을 다루고 있지만, 제도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지방의회에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요구한다면 그에 걸맞은 제도적 기반부터 갖춰주는 것이 순서다.


해법은 분명하다. 지방자치법을 부분적으로 손질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지방의회의 조직과 예산, 정책지원 체계, 권한과 책임을 종합적으로 규율하는 「지방의회법」을 제정해야 한다. 의회 예산의 독립적 계상과 조직·정원 운영의 자율성 확보, 정책지원 인력의 안정적 확충, 자체 감사와 윤리 통제 강화 등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지방의회의 독립도 실질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의원 1인당 1명의 전문적인 정책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해 의회의 입법·예산 심사·행정사무감사 기능을 더욱 충실히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물론 권한 확대에는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지방의회 역시 더욱 투명한 의정활동과 엄격한 윤리의식, 실효성 있는 외부 검증 체계를 통해 주민의 신뢰에 부응해야 한다. 권한과 책임은 함께 갈 때 비로소 건강한 지방자치가 완성된다.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지방의회의 독립을 선언적 의미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충분한 조직과 예산, 전문인력을 갖추지 못한 지방의회에 집행부 견제와 감시의 성과만 요구하는 것은 제도적 한계를 외면하는 일이다. 화천군의회를 비롯한 전국 지방의회가 보다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방의회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지방의회의 독립은 지방의회의 권한을 넓히기 위한 것이 아니다. 주민을 대신해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하고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지방자치의 기본 조건이다. 화천군의회가 주민 대표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전국 지방의회가 진정한 주민대표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반쪽짜리' 지방의회 독립을 완성할 「지방의회법」 제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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