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속에서 국적도 나이도 잊었다
'황금반지를 찾아라'… 세계인이 함께 뛰어든 화천의 여름
"하나, 둘, 셋!"
신호와 함께 수천 개의 토마토가 하늘로 치솟았다. 붉은 토마토는 공중을 가르며 비처럼 쏟아졌고, 참가자들의 함성이 사내체육공원을 가득 메웠다. 얼굴과 옷은 순식간에 토마토 범벅이 됐지만 누구도 개의치 않았다.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토마토를 던지고 웃음을 터뜨렸으며, 이내 토마토가 가득한 풀장으로 뛰어들어 황금반지를 찾기 시작했다.
1일 오후 화천군 사내체육공원에서 열린 2026 화천토마토축제 '황금반지를 찾아라'는 단순한 경품 이벤트를 넘어 화천토마토축제를 대표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의 진가를 보여줬다. 김세훈 화천군수를 비롯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함께한 이날 행사는 세대와 국적, 언어의 경계를 허물며 모두가 하나 되는 축제의 힘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행사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토마토가 가득 채워진 대형 풀장으로 일제히 뛰어들었다. 발끝부터 무릎까지 토마토가 차오르는 풀장에서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손으로 토마토를 헤집으며 숨겨진 황금반지를 찾느라 분주했다.
누군가는 토마토를 두 손 가득 움켜쥐고 확인했고, 누군가는 바닥을 더듬기 위해 몸을 아예 눕혔다. 아이들은 토마토 위를 뛰어다니며 웃음을 터뜨렸고, 부모들은 함께 반지를 찾으며 특별한 여름 추억을 만들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유럽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은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토마토를 주고받고, 서로의 머리 위에 토마토를 올려주며 장난을 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언어는 달랐지만 환하게 웃는 표정만큼은 모두 같았다.
토마토를 뒤집어쓴 채 손을 흔들고 환호하는 외국인 참가자들의 모습은 화천토마토축제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글로벌 여름축제로 성장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황금반지를 찾기 위한 치열한 탐색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토마토를 한 움큼씩 들어 올려 살펴본 뒤 다시 풀장 속을 뒤졌고, 반지를 발견한 순간에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변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고, 반지를 찾지 못한 참가자들 역시 아쉬움보다 함께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축제를 만끽했다.
무엇보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었다.
토마토 범벅이 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사람들, 처음 만난 이들과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손을 맞잡는 사람들, 아이처럼 토마토를 던지며 즐거워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줬다.
군 장병과 가족 단위 관광객, 어린이, 외국인 관광객이 한 공간에서 함께 어우러진 모습은 화천토마토축제가 단순한 지역축제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동체 축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황금반지를 찾아라'는 이제 화천토마토축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프로그램이다. 반지를 찾는 짜릿한 재미와 토마토를 마음껏 던지고 뒹굴며 즐기는 색다른 체험은 다른 축제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화천만의 독창적인 매력이다.
토마토 한 알이 낯선 사람을 친구로 만들고, 함께 웃게 하는 시간.
1일 오후 사내체육공원에서는 국적도, 나이도, 직업도 잠시 의미를 잃었다. 남은 것은 토마토로 붉게 물든 축제장과 사람들의 웃음, 그리고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한여름의 특별한 추억이었다.
【김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