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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 문화관광재단, 조직이 아니라 철학을 바꿔야 한다

기사입력 2026-08-0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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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 문화관광재단, 조직이 아니라 철학을 바꿔야 한다



"군수가 모든 것을 직접 지시하고 통제하는 재단이 아니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재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김세훈 신임 군수가 밝힌 이 한마디는 문화관광재단 설립의 방향을 함축하고 있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재단의 이름을 바꾸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재단의 기능을 확대·재편하고 행정과 전문기관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 있다.


행정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책임을 지며, 운영은 전문기관이 맡는다. 김 군수가 제시한 행정 철학의 핵심이다.


그 연장선에 나라재단의 확대·개편 구상이 있다. 산천어축제 운영을 중심으로 해온 나라재단을 산천어축제와 토마토축제는 물론 문화와 관광을 통합적으로 기획·운영하는 문화관광재단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시대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문화와 관광은 행정이 직접 운영한다고 경쟁력이 생기는 분야가 아니다. 전문성을 갖춘 기획과 창의적인 콘텐츠, 지역 예술인과의 협력이 어우러질 때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최근 문화관광재단 설립 준비 과정에서는 관광·문화·예술 기능을 통합하는 조직 구상과 함께 예술인 지원, 청년예술인 일자리 창출, 지역 문화공간 활용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는 문화관광재단을 단순한 축제 운영기관이 아닌 지역 문화생태계를 이끄는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화천은 이미 산천어축제라는 전국적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축제만으로 지역의 미래를 담보하기는 어렵다. 산천어축제와 토마토축제, 문화예술과 관광자원, 지역 곳곳의 문화공간을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할 때 비로소 사계절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동구레마을 갤러리와 이외수문학관 등 기존 문화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예술인들이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 역시 이러한 구상의 연장선에 있다. 여기에 청년예술인 일자리 창출까지 더해진다면 문화관광재단은 축제를 운영하는 조직을 넘어 지역 문화와 관광을 이끄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조직을 개편한다고 전문성이 저절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인재를 영입하고, 어떤 콘텐츠를 기획할 것인지, 행정과 재단의 역할을 어디까지 구분할 것인지에 따라 성패는 달라질 수 있다. 재단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공공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운영 체계 마련도 필수적이다.


문화관광재단의 성패는 이름에 있지 않다. 기존 재단의 기능을 얼마나 확장하고, 전문성과 자율성을 갖춘 운영체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중요한 것은 간판이 아니라 그 안을 채울 사람과 콘텐츠, 그리고 군민과 관광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다.


재단 설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행정을 바꾸겠다는 철학이 문화관광재단이라는 그릇에 제대로 담길 때, 이번 개편은 화천 관광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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