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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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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지방행정은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 보고는 AI에게, 행정은 주민에게」

기사입력 2026-07-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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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지방행정은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 보고는 AI에게, 행정은 주민에게」


 

21세기 행정은 지금 세 번째 혁명을 맞고 있다.


첫 번째 혁명은 컴퓨터였다. 컴퓨터는 종이 문서를 줄이고 행정 처리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두 번째 혁명은 인터넷이었다. 인터넷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허물며 전자정부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지금, 세 번째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AI는 단순한 새로운 프로그램이 아니다.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술을 넘어 사람의 시간을 다시 설계하고, 행정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기술이다.


세계는 이미 그 변화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는 고객지원과 내부 업무에 AI를 적극 도입해 업무 방식을 재편했고, IBM 역시 반복적인 백오피스 업무에는 AI 활용을 확대하는 한편 AI와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는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국제기구들도 같은 방향을 제시한다.


OECD는 AI를 공공부문의 생산성과 행정서비스 품질을 높일 중요한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세계경제포럼(WEF)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자동화되고 사람은 판단과 소통, 창의성이 필요한 영역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행정정보를 기관 간 공유하는 '한 번만 제출(Once-Only)' 원칙을 정착시키며 세계적인 디지털 정부 모델을 구축했다. 싱가포르는 AI를 민원, 도시관리, 정책 분석 등 행정 전반에 활용하며 공공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추진하며 AI 기반 행정혁신을 확대하고 있다.


이제 질문은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다.


AI를 통해 지방행정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진짜 과제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 지방정부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충남 홍성군은 간부 일정보고와 주간업무보고를 폐지했다. 강원 원주시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월례조회를 없앴다. 두 지방정부가 내세운 공통된 목표는 분명하다. 형식적인 보고와 회의를 줄이고 공직자의 시간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작은 조직문화 개선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회의 폐지가 아니다.


행정의 중심축이 '보고'에서 '현장'으로, '문서'에서 '주민'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변화다.


AI 시대 지방행정이 가장 먼저 줄여야 할 것은 공무원이 아니다.


줄여야 할 것은 행정의 비효율이다.


보고를 위한 보고, 회의를 위한 회의, 중복되는 문서 작성과 반복적인 자료 정리, 단순 통계와 행정지원 업무는 AI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렇게 확보한 시간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답은 분명하다.


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지방행정의 본질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독거노인의 안부를 살피고, 위기가정을 찾아가며, 농업인의 어려움을 듣고,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재난 현장을 점검하는 일은 AI가 대신할 수 없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는 있지만 주민의 표정 속 걱정과 불안을 읽어내지는 못한다.


기술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신뢰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결국 행정의 마지막은 언제나 사람이다.


그래서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다운 일을 더 많이 하도록 시간을 돌려주는 기술이어야 한다.


이 점에서 화천은 오히려 변화의 필요성이 더 크다.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 제한된 재정과 행정 인력은 앞으로 지방행정의 생산성을 더욱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같은 인력으로 더 많은 주민을 살피고, 같은 예산으로 더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


이제 경쟁력은 조직의 규모가 아니라 행정의 방식에서 결정된다.


얼마나 많은 보고서를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주민을 만났는지가 중요하다.


얼마나 긴 회의를 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현장을 찾았는지가 행정의 성과가 되어야 한다.


AI는 행정의 비용을 줄이는 기술인 동시에 행정의 품질을 높이는 기술이다.


공무원이 책상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주민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어날 수 있다.


행정의 신뢰는 결재 서류의 두께가 아니라 현장에서 주민과 함께한 시간만큼 쌓인다.


화천도 이제 준비해야 한다.


AI를 단순한 전산 시스템의 도입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행정문화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불필요한 보고를 줄이고,


회의를 간소화하며,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확보한 시간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것.


그것이 AI 시대 지방행정이 지향해야 할 혁신이다.


AI 시대 행정의 경쟁력은 사람을 얼마나 줄였는가에 있지 않다.


사람이 꼭 필요한 곳에 사람을 얼마나 더 가까이 보냈는가에 있다.


보고는 AI에게 맡기고,


행정은 다시 주민에게 돌려주자.


AI가 보고서를 작성하는 동안 공무원은 마을을 찾아야 한다.


AI가 통계를 분석하는 동안 공무원은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AI가 회의록을 정리하는 동안 공무원은 현장을 살펴야 한다.


그것이 AI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지방행정이 AI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기술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행정은 주민을 위해 존재한다.


AI는 공무원을 대신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아니다.


공무원이 다시 주민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다.


그것이 세계가 향하는 방향이다.


그것이 대한민국 지방행정이 준비해야 할 미래다.


그리고 화천이 그 길을 먼저 걸어간다면, AI 혁신의 모범사례가 아니라 주민 중심 행정의 새로운 기준으로 기억될 것이다.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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