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집에 가기 싫다"고 말했다… 화천 붕어섬의 여름은 그렇게 시작됐다
물놀이는 시작일 뿐… 북한강 위를 날고, 숲길을 달리고, 카약을 타며 하루가 모자란 가족여행
"엄마, 조금만 더 놀면 안 돼?"
오후가 깊어가는데도 아이들은 집에 갈 생각이 없었다.
한두 시간 물놀이를 하고 돌아갈 줄 알았던 가족들은 어느새 하루를 모두 붕어섬에서 보내고 있었다.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물살을 가르던 아이는 안개가 피어오르는 쿨링터널을 뛰어다녔고, 곧이어 숲속 꼬마열차에 올라 환하게 웃었다. 동물체험장에서는 작은 새를 손에 올려보며 신기해했고, 커다란 뱀도 용기를 내 직접 만져봤다.
잠시 뒤에는 부모와 함께 옛 철길을 달리는 카트레일카를 타고 숲길을 달렸다. 북한강에서는 카약을 저으며 잔잔한 강물을 가르고, 마지막에는 강 위를 가로지르는 짚라인에 몸을 맡겼다.
출발대에서는 긴장하던 아이도 막상 하늘로 날아오르자 두 팔을 활짝 벌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26일 화천군 화천읍 붕어섬.
이곳은 물놀이장을 찾은 가족과 관광객들로 하루 종일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붕어섬은 이제 단순히 물놀이만 즐기는 곳이 아니었다.
"다음엔 뭐 할까?"
붕어섬에서는 이 질문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
물놀이가 끝나면 짚라인이 기다리고,
짚라인을 타고 내려오면 카트레일카가 눈에 들어온다.
숲길을 달리고 나면 꼬마열차가 출발하고,
열차에서 내리면 동물체험장이 반긴다.
아이들은 새와 교감하고, 뱀을 직접 만지며 자연을 몸으로 배운다.
잠시 쉬려던 부모는 북한강을 유유히 떠가는 카약을 바라보다가 어느새 "우리도 한번 타볼까?"라고 말한다.
붕어섬에서는 한 가지 체험이 또 다른 체험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시간이 유난히 빨리 흐른다.
북한강이 '풍경'에서 '놀이터'가 되다
붕어섬의 가장 큰 변화는 북한강을 바라보는 관광에서 북한강을 직접 즐기는 관광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카약은 잔잔한 강 위를 미끄러지고,
짚라인은 북한강 상공을 시원하게 가른다.
숲속에서는 통기타 선율이 흐르고,
아이들은 다시 물놀이장으로 뛰어간다.
드론으로 내려다본 붕어섬은 하나의 거대한 여름 놀이터였다.
푸른 숲과 북한강, 물놀이장과 다양한 체험시설, 그리고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한 폭의 풍경처럼 어우러졌다.
외국인도 반한 화천의 여름
이날 붕어섬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카약을 타며 서로 손을 흔들고, 북한강의 풍경을 사진에 담는 모습은 화천의 여름이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해외 방문객들에게도 새로운 여행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숲속 공연장에서는 통기타 선율이 흐르고, 가족들은 잔디에 앉아 잠시 더위를 잊었다.
붕어섬은 물놀이와 레저, 생태체험, 문화공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복합 관광공간으로 변하고 있었다.
"다음 휴가에도 다시 오기로 했습니다"
아이 둘과 함께 붕어섬을 찾은 군인 가족 김모(39) 씨는 "아이들과 물놀이만 하고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며 "아이들이 집에 가기 싫다고 해서 다음 휴가에도 다시 오기로 약속했다"고 웃었다.
이 한마디는 이날 붕어섬의 분위기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말이었다.
하루가 짧은 이유
예전에는 물놀이를 하고 돌아갔다.
이제는 다르다.
물놀이를 즐기고,
카트레일카를 타고,
꼬마열차를 타며 숲을 둘러보고,
동물과 교감한 뒤,
북한강에서 카약을 즐기고,
짚라인으로 하늘을 가른다.
여기에 숲속 공연까지 더해지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붕어섬은 '잠시 들렀다 가는 관광지'에서 '하루를 머물고 싶은 여행지'로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 아이들의 웃음이 최고의 관광 콘텐츠였다
좋은 관광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더 좋은 관광지는 하루를 머물게 하는 곳이다.
그리고 가장 오래 기억되는 관광지는 가족이 함께 웃었던 시간을 선물하는 곳이다.
올여름 붕어섬은 바로 그런 공간이었다.
아이들이 "집에 가기 싫다"고 말하고, 부모가 "다음 휴가에도 다시 오자"고 약속하는 곳.
물놀이 하나로 시작된 하루는 숲과 강, 체험과 휴식, 음악과 웃음이 어우러진 특별한 여행으로 완성됐다.
붕어섬에는 물놀이장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시 찾는 이유는 물놀이장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들의 웃음이 이어지고, 부모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느려지는 곳.
물과 숲, 강과 체험, 음악과 휴식이 하루의 추억으로 이어지는 공간.
한 번 다녀온 사람은 다시 찾고 싶어지고, 아직 가보지 않은 사람은 '이번 주말, 우리도 한번 가볼까'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
올여름 화천 붕어섬은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김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