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질 때, 군수는 현장에 있었다
김세훈 화천군수, 집중호우 속 직접 피해 현장 누비며 응급복구 지휘
산사태·세월교 침수 현장 찾아 군민 안전 최우선…SNS 통해 상황 공유하며 "상습 피해지역 항구적 대책 마련" 강조
폭우는 행정의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리더십도, 위기 앞에서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도자가 어디에 있었는지는 군민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지난 주말 영서 북부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되면서 화천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산간지역 특성상 계곡은 순식간에 불어났고 하천은 흙탕물로 뒤덮였다.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지역 전체를 감쌌다.
다행히 강우량은 100㎜ 안팎에 머물러 대규모 재난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화천 곳곳에서는 집중호우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았다.
파포고개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도로 일부가 통제됐고 차량은 장촌리 방향으로 우회해야 했다. 봉오1리와 신읍1리, 광덕4리에서는 세월교가 물에 잠기면서 일부 주민들이 일시적으로 고립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세월교는 단순한 다리가 아니다.
비가 오면 가장 먼저 잠기고 주민들의 불안도 가장 먼저 시작되는 곳이다. 평소에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생활도로이지만,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순간에는 주민의 이동과 생업, 안전이 동시에 멈추는 공간이 된다. 세월교를 건너는 평범한 일상은 폭우 앞에서 생명과 안전의 문제가 된다. 그래서 화천에서 세월교는 단순한 교량이 아니라 군민들의 일상과 안전을 연결하는 생명선과도 같은 존재다.
계곡은 거센 흙탕물이 도로를 집어삼킬 듯 넘쳐흘렀고 산비탈에서는 토사와 암석이 무너져 내렸다.
그때 김세훈 화천군수는 군청 상황실이 아닌 현장에 있었다.
빗속을 직접 걸으며 세월교 침수 현장을 확인했고, 산사태가 발생한 도로에서는 관계 공무원들과 함께 복구 상황을 점검하며 추가 피해 가능성을 살폈다. 굴착기는 쉼 없이 토사를 걷어냈고 작업자들은 급류가 휩쓸고 지나간 도로에서 나뭇가지와 각종 부유물을 제거하며 물길 확보에 힘을 쏟았다.
현장은 말 그대로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조금만 대응이 늦어졌더라면 추가 붕괴와 주민 고립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김 군수는 현장 점검을 마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군민들에게 직접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난 3일간의 연휴도 참 바쁘게 보냈다"며 "영서 북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 걱정했지만 다행히 100㎜ 안팎의 장맛비가 내려 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파포고개 산사태로 도로를 일부 폐쇄해 장촌리로 우회시키고 있으며, 봉오1리와 신읍1리, 광덕4리 지역은 세월교가 넘쳐 일부 주민들이 고립되는 피해가 있었다"고 현장 상황을 군민들과 공유했다.
그러면서 짧지만 묵직한 한마디를 남겼다.
"비가 많이 오면 계속 피해를 보는 상습지역이라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 말은 단순한 현장 소회가 아니었다.
이번 집중호우를 일회성 재난이 아니라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정책 과제로 바라보고 있다는 메시지였다. 응급복구는 당장의 역할이지만, 같은 피해를 반복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지방행정의 진정한 책임이라는 인식이 담겨 있었다.
실제로 화천은 산악지형이 많은 지역적 특성상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일부 세월교와 계곡 주변 도로, 급경사지에서 반복적으로 피해가 발생해 왔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기존의 응급복구 중심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번 현장 방문은 단순한 피해 확인에 머물지 않았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김세훈 군수가 일관되게 강조해 온 것은 '현장 중심 행정'이다.
취임 이후 김 군수는 주민 간담회를 비롯해 인삼 재배농가와 축산단체, 이장연합회, 마을 주민들을 잇달아 찾아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소통 행보를 이어왔다. 군청 회의실보다 농가와 마을회관, 사업 현장을 더 자주 찾는 모습은 민선 9기 군정의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에서도 그 철학은 달라지지 않았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거나 책상 위 보고를 받는 대신 가장 먼저 현장을 찾았고, 침수된 세월교와 산사태 현장을 직접 확인하며 주민 안전과 복구 상황을 살폈다. 평소 이어져 온 현장 행정이 재난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이번 대응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군민과의 소통 방식이었다.
현장을 둘러본 김 군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피해 상황과 복구 현황을 군민들에게 직접 알렸다.
예전 같으면 재난 상황은 행정 내부 보고를 거쳐 보도자료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현장을 확인한 단체장이 군민들에게 직접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향후 대책까지 함께 공유하는 시대가 됐다.
김 군수의 SNS에는 피해 규모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큰 피해가 없어 다행"이라는 안도와 함께 "상습 피해지역에는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도 담겼다.
이는 단순한 현장 기록이 아니라 군민과 행정이 재난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해결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새로운 소통 행정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재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대응만큼이나 정확한 정보와 신뢰다. 행정이 먼저 군민에게 다가가 현재 상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 것은 위기 속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는 다행히 큰 인명피해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동시에 화천이 안고 있는 상습 침수지역과 산사태 취약지역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김 군수가 현장에서 강조한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은 단순한 소회가 아니다. 집중호우 때마다 가장 먼저 물에 잠기는 세월교와 반복되는 상습 피해지역을 더 이상 군민들의 불안으로 남겨두지 않겠다는 행정의 과제를 던진 것이다.
재난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러나 같은 피해를 반복할 것인지, 미리 대비해 줄여나갈 것인지는 결국 행정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응급복구는 시작일 뿐이다. 반복되는 피해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주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방행정의 진정한 역할이다.
이번 집중호우 속에서 군민들이 본 것은 단지 현장을 찾은 군수의 모습만이 아니었다.
위기 앞에서 먼저 움직이는 행정, 군민과 상황을 함께 공유하는 소통, 그리고 반복되는 피해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함께 확인했다.
폭우는 지나가지만 재난은 같은 곳을 다시 찾는다.
세월교가 더 이상 주민들의 불안의 상징이 아니라, 안심하고 오갈 수 있는 생활의 다리가 되는 것.
그것이 이번 집중호우가 화천군 행정에 남긴 가장 큰 과제이며, 민선 9기 첫 재난 대응이 군민들에게 던진 약속이기도 하다.
재난은 행정을 시험한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 군민들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화려한 말이나 보고서가 아니다. 지도자가 어디에 있었는가 하는 사실이다.
이번 집중호우는 그 질문에 대해 하나의 답을 보여주었다.
폭우가 쏟아질 때, 김세훈 화천군수는 책상이 아니라 군민 곁, 바로 현장에 있었다.
【김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