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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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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500미터의 선을 넘어, '함께 흐르는' 화천을 소망하며

마을을 위해 기꺼이 땀 흘리는 이장님들의 구두굽을 바라보며

기사입력 2026-07-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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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500미터의 선을 넘어, '함께 흐르는' 화천을 소망하며

— 마을을 위해 기꺼이 땀 흘리는 이장님들의 구두굽을 바라보며

 

장마철 불어난 물줄기가 거침없이 흘러가는 북한강을 바라보며, 문득 우리 이웃의 쓸쓸하지만 따뜻한 목소리를 떠올린다. 최근 만난 김진환 하남면 위라리 이장의 목소리에는 깊은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파로호 수면에 띄우겠다는 수상 태양광 '햇빛소득마을' 사업에서 '위라리'가 법적인 거리 제한선에 가로막혀 제외되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사실 이장이라는 자리는 참 외롭고도 고단한 자리다. 잘해야 본전이고, 조금만 삐끗해도 온갖 민원에 시달리기 일쑤다. 그럼에도 김진환 이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단돈 1원이라도, 작은 혜택이라도 더 안겨주고 싶어 바쁜 생업을 제쳐두고 발로 뛰어다녔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사업 주체인 공공기관 측의 차가운 답변뿐이었다. ‘취수구 기준 500미터’라는 차가운 선 앞에서도 어떻게든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해보려 애쓰던 그의 뒷모습은, 이 시대 참된 일꾼의 표상 그 자체였다.
 

위라리가 그 선에서 2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으니 아예 자격조차 없다는 발전소 측의 냉정한 통보를 들었을 때, 그가 느꼈을 허탈감과 미안함은 얼마나 컸을까. 정작 본인의 잘못도 아닌데, 마을 주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홀로 속을 끓였을 그의 마음을 생각하면 깊은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을 수 없다.
 

"이장님, 낙담하지 마십시오. 마을을 위해 흘린 이장님의 땀방울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많은 주민들이 이러한 일들을 흔히 지자체(군청)의 행정으로 오해하곤 하지만, 이번 사안의 진짜 주체는 지역 상생과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공기업이다.


정작 아쉬움이 깊은 탄식으로 변한 것은 발전소가 내세운 그 선이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다. 어떤 이웃 마을들은 똑같이 500미터를 훌쩍 넘겼음에도 '그동안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발전소 측의 자체적인 배려와 예외라는 이름으로 그 선 안으로 들어갔다. 소외된 이웃을 보듬는 공공기관의 온정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규칙을 엄격히 적용한다며 선을 그어놓고는 특정 지역엔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해, 정작 온몸으로 뛰어다닌 위라리 이장님의 정성과 기대를 허무하게 무너뜨린 발전소 측의 '이중잣대'가 남긴 상처가 쓰라릴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쉬움의 끝에서 우리는 새로운 소망희망을 품는다.


공기업이 긋는 법과 규정의 선은 차가울지언정, 지역 주민을 바라보는 발전소의 시선만큼은 따뜻하고 평등하기를 소망한다. 무엇보다 마을 주민들을 위해 기꺼이 동분서주하는 이장님들의 수고가 공공기관의 벽 앞에서 꺾이지 않기를 바란다. 어느 마을은 선 안에 들여놓고, 어느 마을은 선 밖에 세워두며 주민 간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는 탁상공론이 아니라, 화천댐으로 인해 발생한 혜택과 기회가 화천의 모든 주민에게 골고루 스며드는 공정하고 투명한 상생의 제도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 동네도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쓸쓸하게 웃던 김진환 이장의 마지막 말은 결코 헛된 푸념이 아니다. 마을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과 책임감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숭고한 바람이다. 화천발전소가 그어놓은 500미터의 차가운 선을 넘어, 모든 화천 군민이 차별 없이 따뜻한 햇빛 소득을 나누며 함께 웃을 수 있는 날. 그 정의롭고 따뜻한 화천의 내일을 위해 오늘도 먼지 쌓인 운동화를 고쳐 매는 김진환 이장님에게 주민들을 대신해 뜨거운 격려와 깊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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