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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가락에 실린 ‘일치’, 선율에 담긴 ‘나눔’… 화천성당 대보름 척사대회

겨울 끝자락을 녹인 공동체의 온기, 신앙과 전통이 마당에서 하나 되다

기사입력 2026-03-0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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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가락에 실린 일치’, 선율에 담긴 나눔화천성당 대보름 척사대회

-겨울 끝자락을 녹인 공동체의 온기, 신앙과 전통이 마당에서 하나 되다-

 

2026년의 봄 기운이 기지개를 켜던 지난 31, 천주교 춘천교구 화천성당(주임신부 최혁순 요셉) 앞마당은 여느 때보다 활기찬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마련된 일치와 나눔의 척사대회는 단순한 민속놀이를 넘어, 신앙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멍석 위에 펼쳐진 화합의 드라마

 

성당 입구에 걸린 노란 현수막은 일치와 나눔이라는 행사의 주인공을 명확히 알리고 있었다. 파란 천막이 세워지고 그 아래 정성스레 깔린 멍석 위로 구역별 대항전이 시작되자, 성당 마당은 이내 뜨거운 승부의 현장으로 변모했다.

 

‘3구역’, ‘6구역’, ‘7구역’, ‘8구역각 구역의 이름을 내건 팻말 아래 모인 신자들은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한 팀이 되었다. 윷가락이 높게 비상했다가 멍석 위로 떨어지는 찰나의 순간, 마당에는 팽팽한 정적이 흘렀다. 이내 모다!”, “윷이다!” 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오면, 구역 식구들은 마치 본인의 일처럼 기뻐하며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상대 팀의 좋은 패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승패를 떠나 정겹게 악수를 나누는 모습에서 화천성당 특유의 끈끈한 공동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오감을 깨우는 마당 음악회, 흥을 돋우다

 

이번 척사대회의 백미는 경기 사이사이 마당을 가득 채운 작은 음악회였다. 전문적인 공연장은 아니었지만, 소박하게 세워진 마이크 스탠드와 스피커는 현장의 감동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통기타의 경쾌한 스트로크와 색소폰의 중후한 울림이 마당에 퍼지자, 윷놀이에 열중하던 신자들도 하나둘 리듬에 몸을 맡겼다. 악보를 꼼꼼히 살피며 진심을 다해 노래하는 연주자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천막 아래 앉아 계시던 어르신들은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며 연신 환한 미소를 지었고, 흥에 겨운 몇몇 신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춤사위로 화답하며 현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웃음은 신앙을 단단하게 만드는 양념

 

행사의 중심에는 신자들을 격려하는 따뜻한 메시지가 있었다.

최혁순(요셉) 주임신부는 정월대보름은 예부터 한 해의 평안과 풍요를 기도하던 날이라며, “오늘 우리가 던진 윷가락이 가볍게 날아오르듯, 우리 신자들의 마음속 근심도 털어버리고 하느님 안에서 오직 기쁨만 가득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축복했다.

 

권학성(프란치스코) 사목회장 역시 이 자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우리가 하나임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성당 마당에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가 커질수록 우리의 신앙 공동체도 더욱 건강하고 단단해질 것이라고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풍성한 경품 속에 핀 정()

 

대회 한쪽에는 신자들의 설렘을 자극하는 경품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쌀포대와 라면 박스부터 세심하게 준비된 생활가전까지, 풍성한 선물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넉넉하게 했다. 경품 추첨함에 손이 들어갈 때마다 터져 나오는 탄성과 웃음소리는 대회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선물을 받은 이에게는 축하를, 아쉽게 빗나간 이에게는 위로를 건네는 모습은 나눔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었다.

 

보름달보다 밝은 공동체의 빛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무렵, 윷가락 소리는 잦아들었지만 마당에 남은 온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화려한 수식어나 거창한 형식은 없었지만, 화천성당의 척사대회는 함께함이 주는 가장 큰 위로를 선물했다.

 

성당 마당이라는 소박한 공간 안에서 전통 놀이와 음악, 그리고 신앙이 한데 어우러진 하루.

그날 신자들이 나눈 웃음은 보름달처럼 둥글고 환하게 공동체를 감싸 안고 있었다.

김용식

화천신문 http://www.inewspeople.com/

 

 
 
 
 
 
 
 
 
 
 
 
 

화천신문 (inews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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