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군을 멈춘 것인가”… 접경지에서 울린 경고
한기호 의원, ‘계엄 연루 장성 파면’ 비판… “안보 공백, 가장 먼저 체감하는 곳은 접경지”
화천은 뉴스를 다르게 읽는다.
서울에서는 ‘징계’로 보이는 일이, 접경지에서는 ‘지휘 공백’으로 들린다.
정치권에서는 ‘책임 추궁’이라 말하지만, 군 부대가 가장 많은 지역에서는 ‘작전 공백’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2월 13일 국회 소통관.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을)은 국방부의 고위 장성 파면 및 직무배제 조치를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군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폭주를 당장 멈추라”며, 특히 육·해군 핵심 지휘부의 동시 직무배제가 “사실상 군을 스톱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단순한 정치적 언사가 아니다.
접경지 주민들에게는 이 말이 훨씬 더 현실적인 무게로 다가온다.
■ 전방 지휘 공백, 접경지는 즉각 체감한다
국방부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전 합참차장 등 고위 장성들에 대해 파면을 확정하고, 지상작전사령관과 해군총장까지 직무에서 배제했다.
한 의원은 이를 두고 말했다.
“육군과 해군을 스톱시킨 것과 다름없다.”
화천을 포함한 접경지는 지상작전사령부의 작전 축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전시 대비태세, 긴급 대응체계, 한미 연합 지휘체계 역시 결국 ‘누가 결단권을 쥐고 있는가’에 따라 작동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직무대행 체계가 작동한다.
그러나 전시 대비 조직에서 ‘지휘 경험’은 단순한 행정 권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 북한 도발 가능성, 접경지의 현실
한 의원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표현은 과장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군사적 현실에서 상대의 내부 불안은 도발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접경지역 주민에게 이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 GP 총격 사건, 포격 사건, 미사일 발사,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은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지휘 공백 가능성’이라는 단어 하나가 주민 불안과 직결되는 이유다.
■ 명령권자와 수명자… 군의 구조적 고민
한 의원이 제기한 또 하나의 문제는 ‘책임의 구분’이다.
“기획·결정의 책임, 지휘의 책임, 현장 이행 책임은 단계별로 다르게 물어야 한다.”
군은 상명하복 체계다.
전시 상황에서 현장 지휘관이 명령의 위법성 여부를 먼저 따지는 구조가 된다면, 즉각 대응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그는 “사후 책임을 우선 계산하는 조직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지점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한쪽에서는
→ “헌정 질서 훼손에 대한 엄정 책임”을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 “군의 정치화와 지휘 위축”을 경고한다.
■ 화천의 특수성 — 평화와 군사력 사이
화천은 ‘세계평화도시’를 말하면서도, 동시에 군사 전략 요충지다.
화천댐, 파로호, 그리고 다수의 군 부대.
지역 경제와 군은 오랫동안 긴밀히 연결돼 왔다.
군 사기 저하는 곧
접경지 투자 위축
전역 후 지역 정착 감소
장병 가족 이탈
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의원의 법률지원단 제안 역시 단순한 정치적 제안이 아니라,
군 명예 회복이라는 지역적 민감성을 건드리는 대목이다.
■ 860여 명 조사… 논란의 규모
한 의원은 국방부가 24개 부대 860여 명을 조사했고, 장교 180여 명을 처벌 대상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조치가
책임의 비례성
지휘 체계 안정성
군 정치적 중립 원칙
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에 있다.
■ 안보란 무엇인가
이번 사안은 단순히 장성 몇 명의 거취 문제가 아니다.
접경지 주민 입장에서는 이것이 질문이다.
“안보는 단호함인가, 안정성인가?”
헌정 질서 수호와 군 지휘 안정성은 동시에 지켜야 할 가치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 과도하면 다른 한쪽이 흔들린다.
화천은 그 균형의 최전선에 서 있다.
■ 정치의 언어와 접경지의 체감
서울 정치권에서의 ‘징계’와 ‘TF’는 제도 문제다.
그러나 화천에서의 군(軍)은 교통, 경제, 인구, 아이들 학교와 연결된 현실이다.
군은 이곳에서 뉴스가 아니라, 생활이다.
한기호 의원의 이번 발언은 정치적 수사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접경지에서는 그 의미가 다르게 번역된다.
“군이 정치의 방패도, 정치의 희생양도 되어선 안 된다.”
이 문장이 단순한 정치적 문장이 아니라,
접경지의 생존 언어로 읽히는 이유다.
■ 남는 질문
징계는 어디까지가 필요했는가
지휘 공백은 과장인가, 구조적 위험인가
정치적 책임과 군 작전 능력 사이의 균형은 가능한가
접경지 화천에서 이 논쟁은 추상적이지 않다.
‘안보 공백’이라는 단어가
실제로 일상의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누구보다 먼저 체감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화천은 늘 한 걸음 앞에서 안보를 체감해 왔다.
그러기에 이번 논란 역시,
정치의 구호가 아니라
지휘의 무게와 국가의 균형을 묻는 질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용식】
《화천신문 http://www.inewspeop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