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이 더 고단해질수록, 군민의 삶은 더 편안해진다”
— 12년의 화천, 마지막 해의 최문순 군수에게 묻다
≡화천신문 연말연시 특별인터뷰≡
코로나로 축제가 멈추고, 돼지열병이 축산인의 눈물을 만들었고, 전쟁은 농자재값을 폭등시켰다. 국방개혁은 27사단 해체와 인구감소라는 ‘지역의 통증’을 남겼다. 그럼에도 화천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교육·돌봄·주거·축제·스포츠·관광·SOC·복지·농업까지 ‘지역 생존의 공식을’ 선명하게 세웠다.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최문순 화천군수. 그에게 물었다. 화천은 무엇으로 버티고, 무엇을 다음으로 넘길 것인가.
#1. “12년을 돌아보면… 매년이 고비였습니다”
Q. 군수님,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았습니다. 지난 12년을 되짚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A.
“한 해 한 해가 어렵지 않았던 적이 없었습니다. 정말로요.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19로 군의 자랑이던 산천어축제가 멈춰야 했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축산인들의 삶을 뒤흔들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농자재값을 폭등시키며 현장을 더 힘들게 했고, 국방개혁으로 27사단이 해체되면서 인구감소라는 현실이 더 선명해졌습니다.”
그는 ‘위기’를 사건으로 말하지 않았다. 사람의 얼굴로 말했다. 축산인들의 눈물, 농가의 부담, 인구 감소로 조용해지는 골목의 공기. 인터뷰 내내 그의 문장에는 ‘행정 용어’보다 ‘생활의 풍경’이 먼저 묻어났다.
Q. 그런데도 화천은 “이겨내고 있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습니까.
A.
“군민이 힘과 지혜를 모아주셨기 때문입니다. 흔들릴 때마다 도와주셨고, 무한한 애정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장애물을 넘어설 수 있었고, 화천군민의 저력과 하나됨을 국내를 넘어 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그가 말하는 ‘승리’는 거창한 선전이 아니었다. 흔들려도 방향을 잃지 않는 힘, 그 힘의 근거를 그는 “신뢰”라고 했다.
“지난 1년 역시 군민의 신뢰를 근간으로 ‘행복한 마음, 신나는 삶, 밝은 화천’을 향해 민선 8기 역점 시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2. 산천어축제, “화천의 겨울은 이제 세계가 찾아옵니다”
Q. 2025년 1월 산천어축제 이야기를 꼭 하셨습니다. 올해 축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이었습니까.
A.
“2025 화천산천어축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축제로서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우리 군민의 저력을 세계에 널리 알린 계기이기도 했고요.”
축제는 매년 열리는 일정이지만, 화천에게 축제는 ‘행사’가 아니라 지역의 자신감이다. 그 자신감이 흔들릴 때를 화천은 이미 한 번 경험했다. 코로나로 축제가 취소됐을 때다. 그래서 다시 열린 축제는 단순한 재개가 아니라 회복의 선언이었다.
Q. 2026년 축제도 1월 10일 개막한다고요.
A.
“그렇습니다. 새해 1월 10일 산천어축제가 시작됩니다.”
그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췄다. 그리고 한 사람의 기억을 꺼냈다.
“축제 기간에 감기 들지 말라고, 복지시설의 한 어르신이 손수 털실로 짠 모자와 목도리를 제 목에 걸어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 마음이 아직도 제 심장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 장면은 화천이 왜 축제를 성공시키는지 설명해준다.
이 축제는 ‘군이 여는 축제’가 아니라, ‘군민이 만들어내는 축제’이기 때문이다.
그는 2026년 축제 23일 동안 “접경지역 화천군이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고, 북한강의 작은 지류인 화천천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강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매년 증명되는’ 자신감이었다.
#3.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 정책이 아니라 ‘생활의 설계’
Q. 화천이 전국에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 기르기’ 정책입니다.
A.
“우리 군의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만들기’는 이제 모범적인 저출산 대응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화천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파도에 맞서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온종일 돌봄시설, 화천커뮤니티센터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그리고 사내 교육캠퍼스 구축 사업으로 다음 도약을 준비한다.
정책의 핵심은 ‘끊김 없는 지원’이다.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학교를 다니는 동안, 대학에 들어간 이후까지—삶의 구간마다 사다리를 놓는 방식이다.
대학생 등록금 100% 지원
실거주비 전액 지원
세계 100대 대학 유학비 지원
초·중·고 해외연수
(그리고 현장에서 이어지는 공교육 지원, 학교 연계사업, 스마트 안심 셔틀,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그는 이 모든 것을 “아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버팀목”이라고 했다.
Q. 성과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셨습니다.
A.
“파격적인 교육지원과 혁신적인 돌봄 정책이 결과로 증명되었습니다. 합계출산율 1.51명, 전국 3위였습니다.”
숫자는 결과지만,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더 직접적이다.
“아이를 맡길 곳이 있다”는 안도, “대학 등록금이 두렵지 않다”는 숨통, “세계로 갈 수 있다”는 기대. 출산율 1.51은 그런 감정들의 합계다.
Q. 2026년에는 정책을 한 단계 더 ‘현실화’한다고 들었습니다.
A.
“2025년 12월, 관련 조례를 일부 개정했습니다. 국내 대학생 거주공간 지원금 한도를 월 50만원에서 월 60만원으로 상향했고요. 세계 100대 대학 유학생의 거주공간 지원금 지원 조항도 신설해 학부모 교육비 부담을 덜어드리겠습니다.”
또 하나의 큰 축이 있다.
군인 자녀 모집형 자율형 공립고 건립이다. 이는 2024년 시작됐고, 2030년 3월 개교가 목표다. 그는 “교육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그리고 화천의 슬로건—
“마음은 화천에, 꿈은 세계로.”
이 문장은 정책의 방향을 단번에 보여준다. 영국 옥스퍼드 지역 어학연수 프로그램 추진도 그 연장선에 있다.
#4. 주거정책, “정착은 결국 집에서 시작됩니다”
Q. 교육과 돌봄이 좋아도, 결국 ‘집’이 해결되지 않으면 떠난다는 말이 많습니다.
A.
“그래서 주거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화천은 이미 공급을 움직였다.
신읍지구 마을정비형 공공임대주택 완공
신혼부부 임대주택, 고령자 주택, 군인 아파트 공급 추진
2025년에는 거례리 신혼부부 임대주택 완공까지 이어졌다.
지원은 ‘체감’ 중심이다.
신혼부부 임대 보증금과 임대료 90% 지원
내 집 마련 융자금 이차보전
2026년 계획은 더 촘촘하다.
통합 공공임대주택
양육친화마을
세대 공존 자립형 주거단지
산천어 행복타운 임대주택
신혼부부 임대주택(추가)
사내면 고령자 복지주택 건립
여기에 국방부와 협의를 통한 군인 가족 대규모 아파트 건립 행정지원도 포함된다.
또 다섯 가구 이상 소규모 마을 조성 시 기반시설 조성비 지원, 농촌주택 개량·신축 지원, 빈집 철거 비용 지원도 지속 추진한다.
그가 그려온 그림은 단순한 건설이 아니라,
“주거—출산—보육—교육의 걱정을 끊는 정주 여건”이었다.
#5. 파크골프와 스포츠마케팅, “지역경제 회복의 신호탄”
Q. 파크골프는 이제 ‘화천’의 다른 이름이 됐습니다.
A.
“우리 군은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성지로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화천은 ‘대회 몇 개’가 아니라, 콘텐츠의 층을 쌓는 방식으로 격차를 벌렸다.
시즌 오픈 전국대회
부부 파크골프 대회
산천어 전국 파크골프 페스티벌
왕중왕전
국내 최초 암환자 전국대회
국내 최초 기저질환자 전국대회
특히 2025년 사내 파크골프장 준공과 전국대회 분산 개최는, 군부대 해체 이후 신음하던 지역경제 회복의 신호탄이었다.
2026년에는 확장이 더 본격화된다.
산천어 파크골프장이 성지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2025년에 사내파크골프장이 신설됐고, 2026년에는 간동파크골프장, 하남면 장미 파크골프장이 준공될 예정이다. 그는 “대규모 전국대회 유치와 군민들의 접근성 향상”을 동시에 목표로 잡았다.
#6. 관광 인프라, “사계절 체류형 관광의 내실”
Q. 관광 쪽에서도 굵직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A.
“백암산 케이블카와 평화누리호를 연계해 사계절 체류형 관광의 내실을 다졌습니다.”
그리고 화천이 오랫동안 밀어온 장기 과제가 있었다.
민통선 북상이다. 2018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 실현되면서, 관광객이 화천에서 평화의 댐까지 출입 통제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는 이를 “안보관광이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이라고 표현했다.
2026년에는 여기서 더 확장한다.
민통선 북상을 발판으로 백암산 케이블카, 파로호 평화누리호 강화
말골수중보
‘화천댐 역사 속으로’ 관광지 개발 등 사계절 콘텐츠 내실화
#7. SOC와 교통·물, “눈에 덜 보여도, 미래의 뼈대입니다”
Q. 기반시설은 성과가 느리지만 결정적입니다.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A.
“군민 숙원인 새로운 화천대교가 2026년 4월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교와 연계한 보도·육교 설치 사업은 2026년 국비 사업으로 확정돼 2025년에 설계 착수가 가능해졌다.
그는 철도와 역세권도 놓치지 않았다.
동서고속화철도사업 연계
세대 공존 자립형 주거단지 조성
접경지역 복합공동체마을 조성
화천역사 교량화 건설 적극 대응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화천역세권 개발 + 인근 주거단지·기반시설 확충
물도 핵심이다.
통합취수장 신설, 더 많은 군민에게 맑은 물
2026년에는 화천군 통합상수도 건설과 간동 정수장 증설 가속
농어촌 마을 하수도, 하수처리장 설치로 수질 보전
도로망 개선도 구체적으로 찍었다.
국도 5호선 춘천~화천 건설공사
지방도 407호선 거례지구(2026년에는 ‘도로 재구조화’로 총력)
지방도 461호선 구만~오음 구간(선형 개량)
지방도 372호선 광덕터널(도로 건설)
#8. 맞춤형 복지, “모든 세대를 한 번 더 살핀다”
Q. 복지는 화천이 꾸준히 해온 분야입니다.
A.
“모두가 행복한 맞춤형 복지를 꼼꼼하게 추진해 왔습니다.”
2025년의 흐름은 촘촘했다.
노인 일자리
경로당 신축·개보수
치매안심센터 운영
사내지구 고령자 복지주택 건립
가족센터·아동복지시설 운영
경력단절 여성 구직활동 지원
다문화가정 지원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장애인·여성·고령 농업인 영농대행
저소득층 난방비 지원, 주거환경 개선
국가유공자·참전용사 최고 수준 예우
2026년에는 더 ‘생활형’으로 다듬는다.
실버복지센터 운영
사내 고령자 복지주택
치매안심센터
노인 일자리
경로당 신축·개보수
이·미용 비용 지원, 순회진료
장애인 보호작업장·생활시설 운영, 장애인 일자리 지원 확대
국가보훈 대상자·참전유공자 최고 수준 예우 지속
영유아 보육료·양육수당 지급
경력단절 여성·다문화가정 지원
그는 복지를 ‘혜택’이라 말하지 않았다.
“사람을 놓치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9. 농업·임업·축산, “현장의 부담을 줄이고 소득을 높인다”
Q. 농·임·축산 경쟁력 강화도 올해 군정 계획의 한 축입니다.
A.
“먹거리 통합지원센터로 화천 농산물의 가공·유통 체계를 개선하겠습니다.”
여기에
농자재·육묘 지원
농기계 임대
농작물 물류비 지원으로 부담 완화
청년 농업인 육성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농촌 인력 개선)
축산은
한우 품질 고급화
축산환경 개선
임업은
청정 임산물 특화산업
전문 임업 경영인 육성
산림병해충 예찰·방제 추진
기초산업을 ‘지키는’ 수준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는’ 관점이었다.
#10. 행정의 신뢰, “약속을 지키는 것부터”
Q. 성과 평가와 재정 건전성도 언급하셨습니다.
A.
“약속을 지키는 행정이 중요합니다.”
화천은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의 공약 이행·정보공개 평가에서
2024년(지난해) SA 등급(최고 평가)
2025년 도내 군 단위 최고 A 등급
재정은 더 선명하다.
2015년 지방채를 조기에 전액 상환한 뒤, 장기 경기불황에도 추가 지방채 발행 없이 안정적 구조를 확립했고, 2025년 지방자치단체 재정 분석 결과 도내 유일 ‘전국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또 하나의 상징적 장면이 있다.
민선 6기부터 10여 년간 이어온
군 작전 시설물 민통선 북상 사업
DMZ 평화의 길 조성 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 기관 표창을 수상했다.
#11. 마지막 질문: “화천은 스스로를 더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Q. 임기 마지막 해, 군민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우리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자는 말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그는 화천이 해낸 ‘국내 최초’와 ‘최상위 성과’를 한 번에 묶어 설명했다.
대학생 자녀 등록금 전액 + 거주비 지원(국내 처음)
산천어축제의 세계적 격상
전국 최상위권 출산율 유지
온종일 돌봄시설 건립 완수(국내 최초)
화천을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수도’로 만든 과정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민선 8기 마지막 해인 2026년에도 풀어야 할 과제와 목표가 기다립니다. 우리 역량으로 한 발 더 움직이고 한 번 더 생각하면,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군수님은 ‘현장 행정’을 강조해오셨죠.
A.
“현장 행정이라는 원칙 아래, 어려운 분들 곁을 지키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데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그는 오래 들었던 한 문장을 다시 꺼냈다.
“수천, 수만의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습니다. ‘화천 공직자들은 DNA가 다른 것 같다’는 말이요. 작은 지자체가 산천어축제를 치르고, 최고의 교육·돌봄 시스템을 운영하고, 파크골프를 선도하는 게 경이롭다고들 했습니다.”
그 말이 칭찬이라기보다 책임의 무게처럼 들렸다.
“우리가 조금 더 고단해지는 만큼, 군민들의 삶은 그만큼 더 편안해진다는 마음을 잊지 맙시다.”
#화천신문 맺음말|
이번 연말연시 인터뷰에서 가장 강하게 남는 메시지는 단순했다.
화천은 위기를 이긴 것이 아니라, 위기를 통해 ‘지역의 설계도’를 완성해가고 있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한 돌봄과 교육, 정착을 위한 주거, 경제를 살리는 축제·스포츠·관광, 미래를 받치는 교통·철도·물, 사람을 놓치지 않는 복지, 뿌리를 키우는 농·임·축산,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행정.
화천이 보여준 것은 “작은 곳도 된다”가 아니라,
“작은 곳이어서 더 정확하게, 더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증명이었다.
그리고 2026년 1월 10일, 축제의 첫 얼음 위에서
화천은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묻고 답할 것이다.
“우리는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가.”
【김용식】
《화천신문 http://www.inewspeop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