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천에서 시작하는 에너지 기본소득, 농촌의 새로운 도약
농촌은 지금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불안정한 농가 소득은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화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청년층은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도시로 떠나고, 농업만으로는 생활이 점점 더 버거워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보조금이나 단기 대책이 아닌, 지속 가능한 소득 기반이 필요하다.
그 해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에너지 기본소득’이다.
농가형 태양광 – 농민의 안정적 제2 소득원
농가 단위로 10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면 초기 비용은 약 1억3천만 원이다.
그러나 이를 1%대 저리 융자로 지원한다면, 원리금을 상환하고도 월 150만 원, 연 2천만 원 내외의 순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농업과 함께 지속 가능한 제2의 소득원을 확보해 농가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는 모델이다.
농업과 에너지의 이중 기반은 농촌 경제의 체질을 튼튼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주민형 에너지 연금 – 모두가 주인이 되는 마을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주민도 에너지 전환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마을 공공시설, 공터, 주차장 등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계곡 물길을 활용한 소수력 발전소를 조성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설치비의 80%는 도·군비 지원, 나머지 20%는 주민조합이 부담하며,
참여 가구별로 매월 수십만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 모델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주민이 스스로 만든 자산에서 나오는 소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민은 에너지 자산의 주인이 되고, 마을은 공동체 자산을 키우며, 지역은 자연스럽게 활력을 되찾는다.
이는 에너지 전환이 곧 공동체 회복과 자치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도 ‘햇빛연금 마을’이 보여준 가능성
이러한 모델은 이미 경기도의 ‘햇빛연금 마을’ 프로젝트에서 실현 가능성이 입증됐다.
지자체와 주민이 함께 투자해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고, 주민들은 매월 배당금을 받아 생활비를 보탰다.
발전소 수익 일부는 마을 기금으로 적립돼 복지와 공동사업에 재투자됐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주민들의 인식이었다.
“정부가 주는 돈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자산에서 나오는 소득”이라는 자부심이 생겼다.
이 경험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 주민이 스스로 마을의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화천은 햇빛과 수자원, 넓은 부지를 갖추고 있어 이러한 모델을 적용하기에 최적지다.
경기도의 성공 경험을 벤치마킹하고, 화천의 특성에 맞게 발전시킨다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에너지 기본소득 –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에너지 기본소득은 단순한 지원책이 아니다.
이는 주민 주도의 경제 자립, 친환경 에너지 전환,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는 혁신적 대안이다.
화천이 이 길을 선도한다면, 전국이 주목하는 ‘에너지 복지 1번지’로 부상할 수 있다.
주민은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고, 마을은 공동체 자산을 키우며, 지역은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될 것이다.
“작은 시도가 큰 변화를 만든다.”
화천에서 시작되는 에너지 기본소득은 농촌이 다시 활력을 찾고,
우리 아이들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물려줄 소중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김세훈 前 강원테크노파크 정책협력관>